기억의 밤
Forgotten , 2017

21세의 삼수생 진석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다.
화창한 날씨와 넓고 아늑한 새 집, 무엇보다 곁에 가족들이 함께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행복하다. 진석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수재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형 유석이 있다. 진석 또한 그런 형을 무척이나 동경하고 따른다. 그러나 새 집으로 이사 온 첫날 밤, 밤 산책을 나간 형제에게 뜻밖의 사고가 일어난다.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된 유석과 형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피가 말라가는 진석. 시간이 흘러 유석은 19일 만에 기적적으로 집에 돌아온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형은 진석이 기억하는 사람과 사뭇 달라져 있었다. 의사는 유석이 충격으로 지난 19일 간의 기억을 잃었다는 진단을 내리고, 진석은 형의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만 유석의 행동은 진석이 더는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청년경찰>에서 에너지 넘치는 젊은 경찰대생을 연기했던 강하늘의 이미지 변신이 놀라운 작품이다.
극중 진석은 19일 만에 돌아온 형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밤 외출이 잦아진 형의 뒤를 밟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에 알아낸 충격적인 사실은 <기억의 밤>전체를 아우르는 최후의 반전으로 이어진다.

진석과 그의 가족이 새로 이사한 집에는 특징이 있었다. 바로 전 주인이 미처 가져가지 못한 물건을 보관해두었다는 2층의 작은 방이다. 마음씨 약한 아버지는 전 주인을 배려하여 2층 작은방의 문을 잠가두고, 유석과 진석 형제에게 그 방을 절대로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절대 열어서는 안 되는 방. 공포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장치다. 때문에 <기억의 밤>초반부는 이 방의 존재와 그 안에 무엇이 있느냐에 대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극중 진석은 숱한 악몽을 꾼다.
문제의 2층 작은방에서 형 유석이 자살하는 꿈,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이 피투성이가 되어 나타나는 꿈. 단순한 공부 스트레스로 치부하기에는 섬뜩한 내용의 꿈은 진석을 불면증에 시달리게 만든다.

형 유석의 태도 또한 진석을 불안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다. 초반부에서 영화는 문제의 19일을 강조하며 유석이 잃어버린 기억이 무엇인지, 19일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유석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수험 스트레스로 약을 복용하고 있던 진석이 일시적으로 약을 끊었기에 나타나는 노이로제 증상이라고 여기고, 오히려 진석의 기억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어긋난 기억과 서로 다른 주장 속에서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반전 영화치고는 관객에게 친절한 작품이다. 복선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숨겨두었고, 때로는 아예 처음부터 힌트를 주기도 한다. <기억의 밤>은 분명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명확한 기승전결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특정 씬을 기준으로 나뉜다고 할 만큼 후반부에 들어서 스토리가 늘어지는데, 관객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나머지 영화의 모든 재미 요소를 드러내 버린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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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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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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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이 오랜만에 신작 <기억의 밤>을 내놓았다.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는 3수생인 ‘진석’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초반 다각적으로 미스터리의 근원을 추측하도록 유도하며 몰입과 긴장을 두텁게 형성한다. 하지만 진행될수록 동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후반부에 이르러 그간 숨겨졌던 전후 사정을 파노라마처럼 풀어내는 부분은 에필로그로 치부하기엔 장황하고 본론으로서는 붕 뜬 느낌이다. 좀 더 서사를 다지고 감정을 꾹꾹 누르지 않은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깊진 않으나 스릴러, 추리극, 복수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 맛보기엔 충분하다. 무엇보다 강하늘과 김무열이 각각 동생과 형으로, 한 인물 안에 깃든 질감과 분위기 다른 두 캐릭터를 소화한 호연이 돋보인다. 여기에 중견 연기파 문성근과 나영희가 가세해 초반 힘을 싣는다.
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