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주
24 Wochen , 24 Weeks , 2016

아스트리드는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연예인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 마르쿠스, 딸 넬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남부럽지 않은 삶에 축복처럼 두 번째 아이가 찾아오고, 아스트리드는 곧 다가올 출산의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설레는 시간을 보낸다.

불행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아스트리드는 뱃속의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전해 듣는다. 염색체 기형으로 발생하는 다운증후군은 정신지체, 신체기형, 성장장애 등을 유발한다. 아스트리드와 남편 마르쿠스는 고민에 빠진다.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경우 그들의 삶은 지금과는 현저히 달라질 것이다. 두 사람은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보낸 뒤 아이를 낳기로 결심, 이를 의사에게 알리지만 아직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태어날 아기에게는 또 하나의 장애가 있었다. 바로 선천성 심장 기형이었다.

태어나자마자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할 말을 잃은 부부는 절망한다. 비록 다운증후군 아이라고 해도 살아갈 수는 있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겠지만, 그건 두 사람이 짊어져야 할 결정의 무게다. 그러나 심장 기형은 다르다. 그건 태어날 아기에게 매우 큰 고통을 준다. 몇 차례에 걸친 대수술, 그래도 완전히 건강해질 수는 없다. 작고 약한 아기가 커다란 수술을 견뎌 내리라는 보장도 없다. 두 사람은 또다시 갈등의 늪에 빠진다.
극중 아스트리드가 평범한 주부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공인으로 설정된 이유가 있다. 감독은 낙태 문제가 개인이 아니라 이 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임신 3개월까지는 낙태가 합법이며, 아기가 다운증후군을 비롯한 선천성 장애를 가졌을 경우 출산 직전까지도 낙태가 가능하다.

아스트리드와 마르쿠스는 아이의 다운증후군을 알았음에도 출산을 결심한다.
아스트리드가 공인으로서 뱃속의 아이도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이유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중요시했던 것은 태어날 생명의 행복이었다.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어쩌면 보통의 다른 아이들보다 행복하게 자랄 수도 있다. 두 사람은 부모로서 자신을 희생하여, 태어날 아기의 행복을 바랐다.

그러나 심장질환은 다르다.
병의 경중을 재고 따지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장질환으로 인하여 태어날 아기가 겪게 될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부부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특히 아기를 품은 당사자인 아스트리드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인기 코미디언으로서 화려한 무대를 장악하던 아스트리드는 무대에서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리기에 이른다.

임신과 출산, 낙태에 대한 결정권은 어디까지나 당사자인 여성에게 있다.
우리 사회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극중 배경은 낙태가 합법화된 독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리드는 세간의 관심과 비난을 두려워한다. 이는 인류의 끝나지 않는 과제 생명의 윤리와 직결된다. 아스트리드가 가진 사회적 명성은 그녀에게 희생적이고 숭고한 삶을 요구하고, 이는 낙태를 고민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감독은 러닝타임 내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는지.
 |
|
 |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임신중인 임산부, 부모 |
|
|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감독: 앤 조라 베라치드배우: 줄리아 옌체, 비아르네 메델, 요하나 가스트도프, 에밀리아 피스케, 마리아 빅토리아 드라구스 장르: 드라마등급: 청소년관람불가시간: 103분 개봉: 6월 15일 시놉시스인기 스탠드업 코미디언 '아스트리드'(줄리아 옌체)와 매니저인 그녀의 남편 '마르쿠스'(비아르네 메델)은 둘째 아이를 갖는다. 뱃속 생명이 태어나면 다운증후군을 앓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지만, 이내 낳아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태아 심장에 문제가 있어 출산 직후 큰 수술을 거쳐야 하고 그 결과마저도 보장할 수 없음을 알게된다. 낙태는 합법인 상황, 부부는 큰 고민과 갈등에 빠진다.간단평독일은 1993년부터 낙태를 합법화했다. 그렇다고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과 그 배우자의 고뇌가 가벼워질 수 있을까? <24주>는 독일인 '아스트리드' 부부를 통해 논쟁적인 질문에 차분한 태도로 답해나간다. 태아의 다운증후군 사실을 알게 됐을 때만 해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출산을 준비하던 그들이, 태아의 심장 질병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며 갈등을 빚는다. 그러나 그 과정 또한 격정적이지 않은 톤으로 묘사된다. 베라치드 감독은 배우가 나서 가치판단의 방향을 제시하게 만드는 대신 침묵, 응시하기 등의 기법으로 관객에게 충분한 생각의 시간을 제공한다.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2005)로 나치에 항거한 대학생을 열연한 줄리아 옌체는 '아스트리드'의 고뇌를 고요하지만 강렬하게 담아낸다. 이미 24년 전 낙태를 합법화한 독일을 배경으로 삼은 이 영화가 선사하는 메시지는, 법이 간섭하지 않아도 '임신 중단'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여성의 고민은 충분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계속된다는 것이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 <투 머더즈>(2013)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앤 조라 베라치드 감독의 신작이다.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