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A Day , 2017

조선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하루>는 타임 리프 영화이다.
타임 리프란 의 줄임말로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를 일컫는다. 이 소재는 처음 등장했을 당시 그 신선함을 무기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타임 리프는 언젠가부터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영화 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타임 리프라는 설정이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이 설정은 관객에게 더 이상 신선하거나 새로움을 선물하지 못한다. 영화의 예고편과 포스터를 통해 딸이 죽는 하루가 반복되는 타임 루프 영화라는 것을 알았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최근 지루함을 느끼는 타임 리프라면 그것을 이겨낼 무엇인가가 분명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타임리프여서는 경쟁력이 없다. 영화 <하루>는 어땠는지 살펴보자.

영화 <하루>는 배우 김명민(준영), 변요한(민철)이 출연한다.
영화는 김명민과 변요한의 소중한 사람이 죽는 사고가 일어나는 끔찍한 하루가 반복되는 구조이다. 저명한 의학 박사인 준영은 UN의 초대를 받아 학회에 다녀올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봉사활동과 일이 바빠 정작 그의 딸 은정에게는 항상 서운함을 안겨준다. 반복되는 그 날에도 준영은 외국에 출장을 갔다가 귀국하는 길이다. 출장 중 딸 은정의 생일을 잊어버린 준영은 어떻게든 딸의 마음을 풀어보려 점심 약속을 잡는다. 하지만 둘은 끝내 만나지 못하고, 끔찍한 하루가 반복된다.

민철의 사연은 영화 중반부에 등장한다.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아내 미경과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던 민철은 반복되는 하루의 전 날 미경과 다투게 된다. 그리고 민철 역시 화해를 위해 다음날 미경과 점심 약속을 정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끔찍한 하루가 반복될 뿐이다.
다른 사연과 다른 공간이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하루를 반복하여 살아가는 준영과 민철. 이들은 이 끔찍한 하루가 반복될수록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들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데 둘을 제외한 모두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똑같은 행동을 해야 맞는 상황에서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한다. 어떤 반전이 숨어 있는지는 영화에서 확인하시길.

영화 <하루>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연출도 타임 리프의 설정도 아니다.
바로 배우 김명민과 변요한의 연기력이다. 사실 김명민의 연기력이야 온 국민이 다 아는 것이다. 변요한 역시 떠오르는 스타로서 연기력을 인정을 받고 있는 배우다. 이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꽤나 볼만하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플롯을 극복해 나간다.

연출 상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한국 영화의 고질병인 신파를 버리지 못한 것이 그 첫 번째이다. 후반부의 전개를 조금만 더 깔끔하게 가져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꽤 좋다. 이제는 진부하다고 말할 수 있을만한 소재인 타임 리프를 가지고도 신선한 플롯을 활용해 흥미롭게 전개해 나간다. 다만 그 전개를 끝까지 힘 있게 끌고나가지 못함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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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과 변요한의 연기가 궁금한 사람
타임 리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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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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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수를 다 써봐도 가족의 죽음을 되돌릴 수 없는 하루는 얼마나 생지옥인가. <하루>는 그 고통을 불편할 정도로 반복적으로 묘사하는 영화다. 서정적인 이야기 전개에 시간 이동이라는 소재를 포인트 메뉴처럼 활용하는 <너의 이름은.>(2016)이나 <가려진 시간>(2015)보다는, 시간의 반복적인 과거 회귀 그 자체를 작품의 주재료로 활용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와 비슷한 느낌이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주인공들의 감정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 표현하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학주’역으로 경쾌 발랄한 중년의 매력을 선보인 유재명이 예상외 활약으로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힘을 더하는 것도 분명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김명민, 변요한의 분투 역시 충분히 공감된다. 그럼에도, 타임 루프라는 소재 자체로 정면승부를 내려는 저돌성이 영화의 거의 전부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오고 만다. 복수를 위한 이야기 전개가 급히 마무리를 짓기 위한 화해 국면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나마 남아있던 힘마저 빠진다.
2017년 6월 5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