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스포 거의 없는 줄거리-

눈으로 본 사람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초인(강동원). 그 능력때문에 그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세상과 단절된 채 외롭게 살아갑니다. 반면 폐차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친구들(이 외국인 친구들도 꽤 재미있습니다^^)과 고된일을 하면서도 항상 밝고 순수한 청년 임규남(고수)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순간 직장을 잃게됩니다. 새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작고 허름한 전당포 "유토피아"를 찾아가게 되고 그 곳에서 마음씨 좋은 사장님(변희봉)과 그의 예쁜 고명딸 영숙(정은채)와 함께 임대리라는 그럴듯한 직함을 부여받고 만족하며 일을 하게 되지요. 그런 그의 유토피아와 같은 직장에 언제부턴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장님의 금고에 든 돈이 사라진다는 것!!! 사장님은 누군가 가게에 들어와 가져가는 것 같은데도 흔적도 없고 기억도 없다고 하는데...? 어느날 범인이 나타나고 그 범인은 바로 눈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초인!!! @0@ 가까스로 범인을 찾아내지만 대항 해보지도 못하고 결국 소중한 사람을 잃고 맙니다. 분노한 규남은 초능력자 초인을 쫓고,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초능력자 규남을 초인도 역시 쫓으며 서로의 일상을 위협한 서로를 쫓는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이 영화는 한 가지 초점에 모든 것을 맞췄습니다. 두 남자의 대결, 거기서 오는 긴장감이 바로 포인트이지요. 두 남자의 대결을 놓고 준비된 설정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초능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지만, 한쪽 다리가 의족인 연약한 청년인 초인(강동원)은 혼자 있으면 아주 불안합니다. 반면 규남(고수)은 혼자 있으면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다른 사람에게 무시받는 소시민입니다. 하지만 초인의 조종을 받는 다른 사람들이 하나도 없고, 초인과 1대1로 맞붙을 때의 규남은 오히려 아주 강력한 존재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이는 진실을 왜곡하는 자(초인)와 유일하게 그런 현실에 항거하는 자(규남)의 대결로 해석됩니다.
바로 이 초점을 위해서 영화는 설명이 필요한 많은 부분을 생략한 것 같습니다. 대신 강동원과 고수의 설득력있는 연기로 틈을 채웠지요. 영화마다 변신을 선보이던 강동원은 <초능력자>에서는 샤방샤방을 내려놓고 희번덕한 눈빛을 택하여 영화 안에서 또한번 팔색조의 매력을 선보입니다. 갑자기 등장한 CCTV 속 모습은 주온 속 귀신처럼 섬뜩하기도 하고, 눈을 감고 비를 맞으며 처연하게 누운 모습은 늑대의 유혹에서의 미소년과 다름없지요. 그러면서도 상처받은 영혼의 모습을 일관되게 그렸습니다. 그리고 고수 역시 진가를 발휘했지요. 선한 눈에 분노를 담고 몸을 날리고 피흘리기를 마다하지 않은 그는 초능력이 통하지 않을 만큼 마음에 티끌이 없는 규남 역할을 소화해 내기위해 고민한 흔적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초인의 눈에 왜 사람을 조종하는 힘이 있는지, 규남의 과거가 어떻기에 그런 인물이 되었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초인과 규남이라면 저런 대결이 가능하겠다고 느껴졌습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두 배우의 비주얼을 기대하고 간 팬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관객들도 더 이상 비주얼로만 승부하는 배우가 아닌 강동원과 고수에게 찬사를 보내며 극장을 나서게 될 것입니다. 영화 초능력자에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뿐 아니라, 그보다 더 놀라운 배우들의 성장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 리뷰어의 총평
가벼운 마음으로 꽃미남들을 보기위해 이 영화를 선택했던 저로서는 나름 만족했던 영화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을 하자면 킬링타임용으로는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영화일지는 몰라도 뭔가 아쉬운 부분이 남는 영화이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초능력자라는 신선하고 특이한 소재를 선택해 매끄럽게 극을 전개한 연출력은 좋았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시나리오와 함께 결말이 조금 약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물론 한국 SF영화의 세로운 시도로서는 충분히 극찬받아 마땅한 용기 있는 시도였지요. (화려한 CG없이 한국적인 스토리텔링만으로 승부수를 던진면에서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 작품성을 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한번 보고 판단해 보세요. 영화, <초능력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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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의 삶이 궁금하신 분
두 꽃미남의 대립이 보고싶으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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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별빛은하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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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이 있다는 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힘을 쓸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그러므로 초능력이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초능력자>는 제목 그대로 초능력을 갖고 있는 초인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영화는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와는 다르다. 초인은 세상을 파괴하려는 악인에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영웅이 아니다. 단순히 주변에 친구하나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하는 삶을 위해 초능력을 쓸 뿐이다.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초인(강동원)은 홀로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간다. 가끔씩 돈이 떨어질 때면 초능력을 발휘해 불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들의 돈을 가져간다. 성실히 일하며 작은 행복에도 기뻐하는 규남(고수)은 허름한 전당포에서 일을 한다. 어느날 전당포로 초인이 찾아와 돈을 가져가는 순간, 규남은 홀로 초인의 능력을 이겨낸다. 자신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보고 놀란 초인은 실수로 전당포 사장을 죽인다. 규남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초인을 잡기 위해 그를 뒤쫓는다.초능력을 가진 초인과 평범한 남자의 대결. <초능력자>의 기본 설정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초능력’이란 단어가 주는 함축적인 의미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무궁무진하게 키우고, 그에 따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갖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른 길로 선회해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걷어내고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극중 인생이란 그냥 먹고 사는 거라 말하던 규남의 대사처럼 두 인물은 초능력을 떠나 그냥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그 노력의 방법이 다를 뿐이다.어렸을 때부터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한 감독은 단순히 SF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영화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지, 유년시절에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초인은 어렸을 때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절대 눈에 감긴 붕대를 풀지 말라는 엄마의 말을 거역한다. 결과는 아버지의 죽음과 엄마와의 이별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그 대신 언제나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살아가야 한다. 극중 작은 모형으로 된 도시 안에서 자신의 피규어만 홀로 서있는 장면은 이를 잘 나타낸다.영화는 총 세 번의 대결 장면이 나온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초인과 규남의 싸움은 심심하다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다. 감독은 초인에게 의족이라는 핸디캡을, 규남에게는 끈질긴 생명력을 준다. 초인이 우세할 것 같은 대결은 계속해서 상황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액션의 쾌감을 전한다. 특히 사람들을 무기 삼아 규남의 추격을 저지하는 초인, 어떠한 상황에도 끝까지 살아남는 규남의 능력은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다.강동원과 고수는 잘생긴 외모에 뒤지지 않을 좋은 연기로 영화에 힘을 싣는다. <전우치> <의형제>에 이어 3연타석 홈런을 치려는 강동원은 강렬한 눈빛연기와 건조한 말투로 언제나 외로움에 사무친 초인의 느낌을 잘 살린다. 또한 고수는 평범하고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남자에서 초인과의 대결을 통해 강인해져가는 두 얼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규남의 직장 동료로 출연하는 두 외국인 배우의 감초 연기는 두 배우의 대결로 인해 무거운 영화 속 분위기를 유쾌하게 전환한다.전반적으로 <초능력자>는 특이한 소재와 캐릭터를 통해 장르영화의 쾌감을 전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둘을 통해 현대인들의 외로움과 소외감 등 사회의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겠다는 감독의 의도는 확연히 보여주지 못한다. 초인은 규남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외로움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지만, 단 몇 줄의 대사로 그 느낌을 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한국영화에서 쉽게 보지 못한 초능력이라는 소재로 장르 영화의 쾌감과 현대 사회의 비판적인 시선을 담으려했던 김민석 감독의 연출력은 앞으로 그의 차기작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한다.
| 글_김한규 기자 ( zzack08@movi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