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왕
Queen of Walking , 2016

난생 처음 욕심이 생긴다
송강호의 <반칙왕>, 안재홍의 <족구왕>에 이은 새로운 왕 영화를 한 편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써니>, <수상한 그녀>를 통해 새로운 흥행 역사를 쓰고 있는 여배우 심은경의 신작 영화 <걷기왕>을 만나보자.

영화 <걷기왕>의 스토리를 이야기하기 전에 백승화 감독의 눈에 띄는 이력을 소개하려고 한다. 백승화 감독은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한 바 있으며 현재 활동 중인 인디밴스 타바코 쥬스의 드러머이기도 하다. 영화 제작 현장에서 스테프와 스토리보드 작가로 활동하면서부터 영화제작에 참여하게 되었고, 단편 애니메이션을 공동연출하기도 했다. 음악활동을 병행하면서 뮤직비디오를 여러 편 연출하기도 했으며, 장편 다큐멘터리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은 그가 각본을 비롯해 촬영, 연출 편집까지 맡은 작품이었다.
연출을 맡은 백승화 감독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이제 주연을 맡은 심은경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영화 OST까지 참여할 정도로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써니>에서 여주인공을 연기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수상한 그녀>, <널 기다리며> 등의 작품에서 연달아서 주역을 맡으면서 최연소 흥행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또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작은 배역이지만 비중 있는 역할인 사월이역을 소화해냈고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부산행>에도 특별출연해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심은경의 신작 <걷기왕>에서 그녀는 선천적 멀미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고생 만복역을 맡았다. 만복은 자신의 병으로 인해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통학을 하는 학생이며, 우연한 기회를 통해 경보를 시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어려서부터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인해 버스나 기차,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탈 것은 꿈에도 못 꾸는 만복은 항상 모든 곳을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피곤함으로 인해 다른 또래들과 달리 나태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도중 경보를 접하게 되고, 멀미를 극복하면서 자신이 도전할 목표가 생겼다는 것에 모든 의지를 쏟아 붓는 역할이다.

영화 <걷기왕>은 현대 사회의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세상은 모두 무조건 빨리를 외치고, 이유를 막론하고 열심히를 강요하는 상태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꿈을 실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역시 이시대의 젊은 사람들과 비슷한 상태의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은 새롭게 접하게 된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자기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고, 꿈과 미래를 꿈꾸는 삶으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백승화 감독 역시 기성세대가 청춘들에게 요구하는 패기, 열정, 간절함과 같은 이야기가 무책임하다고 느꼈다. 꿈이 없어도 괜찮고, 적당히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백승화 감독은 꿈도 열정도 가지고 있지 않은 만복이라는 여고생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깨우쳐 주고 싶었고, 그녀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주변사람들이 그녀에게 간절함과 열정을 강요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전체적인 영화의 스토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이고,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도 만복과 그녀의 주변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리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백승화 감독은 걷는다라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경쟁 사회에 뛰어든 만복의 이야기를 영화로 담음으로 인해 남들과 조금 다른 시작선에서 출발했지만 그녀의 속도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또한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만복의 모습을 접하면서 자신만의 길과 속도를 찾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무한 경쟁 사회에 있어서 이렇게 위로가 되는 한 편의 영화 또한 우리 삶의 재미이지 않을까? 여주인공을 연기한 심은경 또한 영화가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고 밝히면서 자신 또한 영화 촬영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함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느리게 걷든 빠르게 걷든 걸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화를 통해 만복의 모습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마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재정비하는 힐링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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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청춘들에게...
족구왕을 재밋게 보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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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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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화 감독의 전작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우린 안 될 거야. 아마”란 대사는 “이겨내긴 뭘 이겨내요. 힘든데.” <걷기왕> 속 지현의 말과 궤를 같이한다. 지나친 낙관보다 현실적인 비관을 말하는 감독의 영화는 따뜻하고 편안하다. <걷기왕>은 잘하는 것이라곤 걷기밖에 없는 만년태평 학생 만복이가 우연히 경보를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도전과 어려움을 그린다. 그러면서 ‘열정’이나 ‘노력’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한 명쯤은 적당히 살아가도 된다는 메시지를 군더더기 없이 풀어간다. 사회적인 주제지만, 진지하게만 접근하지 않는 아기자기한 청춘 영화로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소순이’를 비롯한 소품 같은 캐릭터와 만화 같은 색감, <주노>가 떠오르는 귀여운 오프닝 타이틀이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사회의 축소판 같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성파 배우들의 연기를 만나 힘을 더한다. 육상부 에이스로 완벽주의자 ‘수지’를 연기한 박주희, 9급공무원을 꿈꾸는 현실주의자 ‘지혜’를 연기한 윤지원이 돋보인다. 다만, 조금은 과장되고 작위적인 유머의 톤은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다.
2016년 10월 13일 목요일 | 글_류지연 기자 (jiyeon88@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