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입술 대신 손으로 말하는 젊은 남녀가 있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던 젊은 청년과 선생님이 되고 싶던 숙녀는 곧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청각장애를 가진 그들은 꿈을 이룰 수 없었기에 청년은 목수로, 숙녀는 미싱사가 되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그들의 사랑은 결실을 맺어 예쁜 딸과 건강한 아들을 얻게 된다.
그들은 부모가 되었고 그의 딸과 아들은 들리는 세상에서 너무 일찍 어른이 된다!
들리는 세상에서 목소리로 말을 하고 손으로도 말을 하는 두 꼬마가 자라게 된다.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 아빠였지만 그들은 건청인으로 태어났고, 다른 사람과 다르게 손말을 먼저 배우고 늦게 입말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어른들의 표현방식을 배우게 되고, 듣지 못하는 엄마, 아빠의 통역사가 되어 세상과 이른 소통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1이 된 딸 보라는 갑작스러운 학교 자퇴와 함께 인도 여행을 선언하고 중학생 아들 광희도 평범이라는 궤도를 벗어나 고등학교를 대안학교로 선택하게 된다.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출연진의 다른영화 :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각장애인을 부모로 둔 건청인 이길보라 감독의 가족이야기이다. 이길보라 감독은 어릴 적부터 청각장애인 부모와 일반인 사이에서 통역자 역할을 해 온 자신의 특별한 위치를 애증을 담아 영화로 소개한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이길보라 감독이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라는 자신의 특수성을 직접적으로 대상화해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선이 멈추는 곳에 자연스레 카메라를 고정시켜 본인의 위치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이길보라 감독은 영화에 드물게 모습을 드러낸다. 다른 신체부위가 배제된 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감독의 손동작은 영화의 시선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길보라 감독의 이 같은 적극적인 자기 배제가 역설적으로 그녀의 환경을 더욱 편견 없이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길보라 감독의 카메라에 담긴 이상국, 길경희 부부는 청각장애인이기 이전에 고집 센 딸을 엄하게 훈계하고 독립을 응원하는 일반적인 부모의 모습에 더 가깝다. 부부의 특수성이 영화 속에 명확히 제시되어 있으면서도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26살 신인 감독 이길보라의 특별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