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바디스
QUO VADIS , 2014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사상과 세계관도 점차 바뀌어가면서 지금까지 알아왔던 세계관은 보다 넓어졌고 정보는 방대해지고 접근하기 쉬워졌으며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밝히기는 것도 매우 수월해졌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세계 정보망의 탄생은 지구의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금 당장의 내 일처럼 가까이 접할 수 있고 자유 여행의 확대되면서 세계 어디로든 여행할 수 있는 시대의 지식 교류는 인간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마치 인간의 뇌용량이 과거보다 더 커지기나 한 것처럼 정보는 넘쳐나고 역사는 좀더 확고해졌기에 사람들은 점차 금기시되어 왔던 종교의 영역에 대해서도 의논하고 의견을 나누며 종교가 올바로 가야 할 길을 직접적으로 제시해주고 비판적 시각까지 견지하면서 발전적인 종교 생활을 펼쳐나가게 되었다.
서구의 유명한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유명한 저서 <만들어진 신>은 종교, 특히 기독교에 대한 인간적이고 순진무구한 질문과 분석으로 유명한데, 이 책에서 말하는 신이란 곧 인간이 만든 것이라는,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핵폭탄 같은 발언으로 유명하다. 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닐 터, 책을 읽다보면 응당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들이 많기도 하지만 과연 수백년동안 우리 인간들이 숭배해온 신이 겨우 이 정도일까? 하는 부분에서 화가 나거나 부끄럽기도 하는 순간도 맞게 된다.
중세 수도원에서의 엽색 행각 정도는 하나의 작은 에피소드로도 보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종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행패와 비인간적인 실상은 과연 종교가 있기는 할까?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득 품게 한다. 그리고 과학을 배경으로 한 책을 너머서 영화로도 만나게 되는 종교의 진실에 영화를 보는 자세는 과연 어때야할까?
이 영화의 제목 쿼바디스 quo vadis 의 뜻은 라틴어로서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뜻이다.
190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래 전 소설 제목이기도 한 <쿼바디스>는 기독교의 신념이 절규처럼 담긴 유명한 말이자, 정의와 진리와 신심은 결국 승리한다는 종교적 기원을 깊게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한국 교회의 실상은 헛웃음이 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며 저 일들이 지금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현실을 인식하게 되면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불안감까지 일게 된다.
북한의 세습 체제가 지구상의 웃음거리가 되고 21세기 민주주의에서 조롱이 되듯이 종교가 세습되는 것이 과연 한국 교회의 본모습일까 들여다보면 배우 안석환이 보여주는 극중 배역은 관람의 심각성을 그나마 누그러뜨려주는 소화제이다. 현대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마치 냄새나는 뒷골목을 새로 산 옷과 구두를 신고 걸어야하는 난처함 같은 일일 수도 있다. 다큐를 본다는 것은 그런 불편한 경험을 스스로 하겠다는 뜻이니,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잘 새겨볼만 하다.
2014년에는 괜찮은 다큐영화가 많았다. 좋은 현상이다. 극적 재미를 주는 영화의 기본 소양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나 한국형 오락 영화에서 많이 보여주고 있기에 이렇게 현실 참여 영화의 등장은 일면 반갑고 여러가지 좋은 식단을 차려주는 듯해서 감사의 마음도 든다.
<다이빙벨>, <MB의 추억>, <맥코리아> 등 현실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의의 영화는 우리 영화에 힘이고 우리 사회의 동력이다. 미국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고찰을 주로 하는 다큐 영화 전문가 마이클 무어 감독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끝없이 먹으면서 스스로 실험대상이 되거나(<식코>) <화씨 9/11>에서 부시 대통령의 얼굴을 부각시키며 최고 권력에 대한 성역없는 의문과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그것이 과연 미국만의 우월한 민주주의 권리이고 표현의 자유는 아닐 것이다. 방송, 신문, 언론이 사회의 올바릇 기준을 세우고 권력의 탐욕을 감시하는 임무를 띄고 있다면 진실한 다큐 영화는 여러 사람들에게 실을 직시하게 하고 영상을 통한 생각의 힘을 움직이게 한다.
<쿼바디스>가 움직이게 하는 존재가 한국의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우리 한국 시민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거리마다 있는 대형교회와 기독교가 행하는 진실한 인류의 사랑을 견주어 볼 수 있다면 <쿼바디스>의 사명은 충분하다.
교회 헌금 봉투 가운데 구멍을 뚫어 놓은 모습을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주말 기도 헌금, 십일조, 기도회 헌금 등 명세서가 붙은 교회 헌금 봉투의 가운데 구멍이 뚫여있다는 것은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일까? 시내 대형 교회 뿐만 아니라 동네 골목 교회에서도 구멍 뚫린 헌금 봉투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에서는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서 논란이 되었다.
기독교의 가장 충실한 의미는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말은 하루에도 얼마나 많이 듣는 말인가. 이 사랑의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 <쿼바디스>는 묻는다. 지금 최고급 수입차를 타고 골프를 치러가는 우리 목사님의 모습에서 사랑을 전파하고 인류를 끌어안는 예수님의 깊은 뜻을 전달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 교회의 지금 모습과 기독교의 교리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신심깊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그 신심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열고 감상할만 하다. 다만 열린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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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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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제목 쿼바디스 quo vadis 의 뜻은 라틴어로서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뜻이다.
190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래 전 소설 제목이기도 한 <쿼바디스>는 기독교의 신념이 절규처럼 담긴 유명한 말이자, 정의와 진리와 신심은 결국 승리한다는 종교적 기원을 깊게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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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 주님 어디로 가시나이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