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도 미래도 없는 동네.
이곳에서 태어나 다른 곳은 가본 적 없는 18살 소년 연규(홍사빈)는
반복되는 새아버지의 폭력 속에서
돈을 모아 엄마와 같이 네덜란드(화란)로 떠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조직의 중간 보스가 된 치건(송중기).
일찌감치 세상은 지옥이란 걸 깨닫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어느 날 동생 하얀(김형서)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하게 된 연규.
합의금이 절실한 연규에게 치건이 도움을 주고
이를 계기로 연규는 치건의 조직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무섭고 서툴지만 친형 같은 치건을 따르며 조금씩 적응해 가는 연규.
치건의 신뢰를 받으며,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위험한 상황에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옥이 되기로 했다
* 출연진의 다른영화 :
예고영상
감독: 김창훈배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장르: 드라마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4분 개봉: 10월 11일 간단평 중국집에서 배달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네덜란드(화란)로 갈 돈을 모으던 18살 ‘연규’(홍사빈)에겐 피가 섞이지 않은 여동생이 하나 있다. 엄마와 재혼한 새아버지가 데려온 ‘하얀’(김형서)이다. 새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유일하게 자신을 지켜주던 ‘하얀’이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이를 참지 못한 ‘연규’는 결국 주먹을 날리고 합의금 300만원을 물어줘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돈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연규’를 목격한 어느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송중기)은 그에게 300만원을 건네고는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는 조건을 붙인다. 송중기의 ‘노개런티’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화란>은 송중기가 연기한 ‘치건’이 아닌 홍사빈이 분한 ‘연규’가 주가 되어 이끄는 누아르다.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코드를 꼽자면 절망이다. 벗어나려 노력하면 할수록 수렁처럼 빠져드는 ‘연규’의 불행과 무력감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지배한다. 누아르라는 장르에 걸맞게 시종 어두운 화면과 기름때 묻은 듯 퀴퀴한 느낌의 프로덕션 디자인이 음울함을 배가한다. ‘연규’가 최악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에 동행하는 이가 바로 ‘치건’이다. ‘연규’의 삶을 구원해줄 조력자인지 그를 더 망치는 빌런인지 의뭉스러운 존재로 분한 송중기는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어둠에 잠식되어가는 홍사빈의 연기도 신인답지 않게 진득하다. 김형서(비비)와 김종수(조직 보스)가 연기한 조연 캐릭터들도 다분히 기능적이지만 연기력 자체만 놓고 보면 기대 이상인데 특히 김종수의 존재감이 압권이다. 다만 찬찬히 빌드업을 쌓은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 전개가 다소 엉성하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다.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으나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 등 잔인한 장면들이 다수 삽입돼 있어 관람 시 주의가 필요하다. 김창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됐다.
2023년 10월 10일 화요일 | 글_이금용 기자 ( geumyong@movis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