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오페라 발레단
Releve: Histoire d'une creation, Reset

뉴욕시티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이자 유명 배우 나탈리 포트만의 남편, 아내가 주연한 영화 <블랙 스완>의 안무가로 활동한 뱅자맹 밀피에. 그는 자신의 빛나는 경력을 발판삼아 불과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한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발레단인 만큼, 그 규칙이 까다롭고 활동하는 무용수들의 실력과 기량 또한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과연 신인 감독으로 부임한 뱅자맹 밀피에는 쟁쟁한 무용수들이 모여 있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자신의 개성 듬뿍 담은 공연을 창조할 수 있을까?

클래식은 어렵고 지루하고 따분하기만 하다는 선입견도 슬슬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다른 예술장르가 그렇듯이, 클래식 또한 대중적으로 내려와 기존의 딱딱한 틀을 벗어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클래식 음악이나 발레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클래식 장르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꾀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유서와 전통이 깊은 몇몇 기관에서는 기존의 보수적인 틀을 깨기 어렵다. 뱅자맹 밀피에가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파리 오페라 발레단 또한 무용계에서는 보수적이라고 이름난 발레단이다.

뱅자맹 밀피에는 21세기에 맞는 새롭고 독창적인 공연을 꾸미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 본인의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훌륭한 무용수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리 오페라 발레단 소속의 무용수들의 기량이야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훌륭한 인재의 마음을 얻으려면 본인의 능력이 그 이상이어야 한다. 뱅자맹 밀피에는 기존 발레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안무들을 구상해 내며,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는 무용계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는다.

뱅자맹 밀피에는 무용계에서 이단아라고 불릴 만큼 형식에 반하는 행보를 보인 안무가로 유명하다. 때문에 그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합류했을 때, 무용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그는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넓은 홀 안에서, 클래식 음악에 맞춰 많은 무용수들과 어울려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은 보스가 아니라 훌륭한 리더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안무가 돋보이는 뱅자맹 밀피에의 공연은 기존의 발레와는 사뭇 다른 에너지를 뿜어낸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부임하기 전, 뉴욕 시티 발레단에 있었을 때에도 뱅자맹 밀피에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았고 그들을 매료시켜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발레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나탈리 포트만의 <블랙 스완>은 관람했을 것이다. 비록 영화이니 만큼 실제 발레 공연만큼이나 안무를 자세하게 볼 수는 없지만, 짧게 지나가는 장면만으로도 그의 섬세한 역량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발레 공연은 감독 한 사람만의 계획으로 되는 건 아니므로, 뱅자맹 밀피에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기존의 보수적인 틀에 익숙해져 있떤 공연 제작자들과의 의견 충돌은 신인 감독인 그에게 확실히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이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해냈기 때문에 지금의 뱅자맹 밀피에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흔히 무용수들을 백조에 비유한다. 확실히 무대 위에서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은 아름답고 우아하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을 위해 무대 아래에서 치열하게 노력한다. 백조는 수면에 우아하게 떠 있기 위해, 물 밑에서 쉼 없이 두 발을 움직인다는 말과 같다. 무용수들은 무대의 조명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며, 관객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내던진다. 그들이 흘리는 땀, 눈물, 웃음, 슬픔, 기쁨이 그대로 전해지는 작품이다.
 |
|
 |
발레,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 |
|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