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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이 대세인 이유 <캐치미> 주원

2013년 12월 17일 화요일 | 서정환 기자

로맨틱 코미디 <캐치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진 않았어요. 흥미도 없었고요. 그 이유 중 하나가 남녀주인공의 비중이 너무 크고 그걸 끌고 나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각시탈’에서 처음 주인공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거예요. 나도 한 작품을 잘 마무리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7급 공무원’에 도전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다른 장르는 연기할 때 캐릭터 90, 주원 10 이렇게 섞어서 한다면 로맨틱 코미디는 캐릭터 50, 주원 50 이렇게 섞어서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해야 될 것 같고,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어떤 나 자신이 반영되는 것 같고, 그러면서 더 자유롭게 멋대로 할 수 있는 그런 매력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때에 <캐치미>가 들어왔는데,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호태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어요. 다양한 모습들이 있었어요. 과거의 순진무구한 호태, 현재 프로파일러로서의 전문가다운 호태, 윤진숙을 만나면서 허덕이고 너덜너덜해지는 호태, 윤진숙을 보호하려는 멋진 남자로서의 호태 등 다양한 모습들이 보기 좋았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캐치미>를 선택할 수 있었어요.

배우들 성향마다 다르긴 하지만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 꺼려하는 배우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자신을 많이 보여주는 작업이 재밌고 흥미롭다고 생각했나보네요.
꺼리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 제가 애 같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도 그 중 하나거든요(웃음). 모든 결정을 할 때 이것저것 생각을 깊게 안 하는 스타일이고, 매사 감정에 솔직한 스타일이에요. 뮤지컬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어려운 거구나, 어른이 되는 게 굉장히 복잡한 일이구나, 생각을 했어요. 근데 대학생이 됐다고 해서 대학생다운 모습, 어른이 됐다고 해서 어른다운 모습을 보여야 되나, 그런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도가 지나치면 안 되겠지만, 굳이 내가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래야 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내 멋대로 애같이 했던 것 같아요. 제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것도 아니고, 안 보이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냥 거리낌은 없는 것 같아요. 이런 내 모습을 싫어한다고 해서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면 계산하기 시작할 것 같고 가식적으로 변할 것 같아요. 그런 생각 때문에 그냥 있는 그대로를 더 보여드리려고 해요.

연기할 때도 계산을 하는 편은 아닌가보죠?
계산은 거의 안 하는 편이에요. 거의 즉흥적으로 나오는 걸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대본에 의지하는 연기자 중 한 명이었어요. 공연할 때도 하루에 대본을 두 번 이상 꼭 보는 배우였어요. 같은 공연을 1년 동안해도 365일 매일 하루에 두 번은 꼭 대본을 정독했어요. 연기 공부할 때 대본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정말 그 안에 답이 있는 줄 알고 대본만 파고들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특수본>때 그 생각이 깨졌어요. 많은 선배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각 배우들마다 다양한 연기 방식들이 있더라고요. 성동일 선배님도 그렇고 태웅이형도 그렇고 큰 틀만 정해놓고 그 안에서 노는 스타일이었고, 다른 분들도 애드립이 아닌 그런 즉흥적인 것들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봤어요. 저렇게도 연기하는구나, 그 때 알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오작교 형제들’ 때부터 그 방식을 대입해서 연기하기 시작했는데, 재밌더라고요. 재밌고 이렇게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물론 대본도 열심히 보지만, 어떤 즉흥적인 것에서 나오는, 뭔지 모르는 것들이 툭툭 튀어나올 때 그 효과가 굉장히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런 연기 방식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적용이 되던가요? 로맨틱 코미디 같은 경우에는 그런 방식이 더 많이 활용됐을 것 같기도 한데요.
장르에 따라 달랐던 것 같아요. ‘굿 닥터’ 때는 그렇게 잘 못했던 것 같아요. ‘굿 닥터’는 대본에 70%를 의지했고 30%는 멋대로 했던 기억이 나는데, 생각해보면 장르에 따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캐치미>의 호태는 대본과 즉흥성의 비중을 어느 정도 두고 연기했나요?
호태는 즉흥성이 많았어요. 우선 대본은 그 전에 수도 없이 읽었고, 촬영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대사 숙지는 이미 다 되어있었어요. 김아중 누나와 즉흥적으로 많이 만들어보자고 얘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튀어나와서 한 장면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찍었어요. 그 때는 즉흥적인, 톡톡 튀는 것들을 많이 살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호태 캐릭터를 기본적으로 설정할 때 벗어나면 안 되는 큰 틀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잡아나갔나요?
매 작품마다 하나의 큰 목표를 세우는데, 처음에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소개할 때 외에 윤진숙을 만난 후부터 제 머릿속은 오로지 윤진숙이었어요. 다른 건 생각 안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사랑하는 윤진숙이 범인이다, 그러니 이 여자를 구하고 싶다, 뭐 이런 것들. 사실 그 외적으로 생각할 것도 많지만, 그 외적인 것들을 생각하다보면 오히려 산만해질 수도 있고 표현한다고 해도 사실 관객들 눈에는 안 들어올 수도 있거든요. 하나만 생각하다보니 오히려 더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고, 자유롭게 해도 그 틀을 벗어날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미술학도였던 플래시백과 현재 프로파일러의 모습이 관객들에게는 외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면 윤진숙에 집중한 호태의 일관된 흐름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호태의 거의 모든 행동과 말들은 윤진숙 때문에 나오거든요. 호태가 움직이는 모든 방향에서 다 윤진숙과 관련된 이야기인거에요. 그러니 그 생각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 특유의 연기 호흡이나 타이밍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에 매력이나 재미를 느꼈나요?
연기하면서는 잘 모르겠어요. 어떤 호흡이었고 어떤 리듬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다르긴 달라요. 좀 빨라요. 대사도 툭툭툭 뱉어야 하고 호흡이 굉장히 빠른 걸로 기억해요. 한번은 호흡이 너무 느린 거 같다고 해서 좀 더 빠르게 했던 기억도 나요. 전체적으로 흐름이 빨랐던 기억은 나요.

연기할 때와 모니터할 때 내가 이런 것도 했나, 싶은 경우도 있죠?
제가 얼마나 멋대로 했나 생각해보니 이런 게 있네요. 코가 간지러웠나봐요. 연기하면서 제가 손으로 코를 만지작거린 걸 보면요(웃음). 정말 멋대로 했나봐요(웃음). 평소에 멋있어 보여야 해, 이런 생각을 했다면 절대 그렇게 안 했겠죠. 근데 영화를 보니 그런 장면이 있더라고요.

그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면 자연스럽고 좋은 거죠(웃음).
뭐 그냥 좋다, 이랬던 거 같아요(웃음).
처음 주원이라는 배우를 봤을 때 ‘제빵왕 김탁구’의 캐릭터 영향도 있겠지만 갖춰진 틀에서 자기 관리 철저하고 자기중심적인 면이 강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후의 활동을 보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신의 부족한 면을 숨기려하지 않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작품 안에서, 그 배역 안에서 연기하려고 하지만 사실 워낙 부족한 게 많아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스타일이에요. 모르겠으면 모르겠다고 그냥 이야기해요.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부터 주위에서 도와주기 시작하거든요. 뮤지컬 연습할 때 실수를 크게 한 번 했어요. 사람들이 엄청나게 웃는 거예요. 그때부터 모든 사람들과 친해졌거든요. 부족한 부분을 말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도와주기 시작했고, 연기 처음 공부할 때도 공동 작업이라고 배웠거든요. 부족한 사람들이 좋은 작품 만들려고 모인 건데,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부족한 게 있는데 그걸 감추고, 말하면 없어 보이고, 그런 계산을 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 같아요. 확실히 말하고 나면 오히려 속편하고 여기저기서 도와주고 더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거든요. 내 단점을 말하고 나면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 같아요.

<캐치미>에서도 그렇게 부족한 점을 보완한 부분이 있나요?
면회실 장면이 머릿속에 안 그려졌어요. 리딩 때부터 촬영 날까지도 얘기했는데 어떤 목적인지 모르겠는 거예요. 어떻게 나올까, 그림이 안 그려지는 장면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스탭들이 세팅하고 있을 때 진짜 모르겠다고, 어떻게 해야되냐고 이야기했어요. 감독님이 달려와서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듣던 카메라감독님, 조명팀 스탭도 이런 게 아닐까, 의견을 제시하더라고요. 그런 의견 중에서 하나가 꼭 꽂혀요. 갑자기 공감대가 확 생기는 게 있어요. 정말 단순한건데 단지 내 머릿속에서 상상이 안 됐던 거죠.
어린 나이에 자신의 단점을 숨기지 않고 솔직히 털어놓는다는 게, 그런 생각을 하고 실행으로 옮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근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하는 것 같고요.

대부분 연륜이 쌓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어릴 때는 부끄러우니까 감추고 싶고, 어떻게든 포장하고 싶고, 스스로 그런 못난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니까 어떻게든 단점을 인정 안하려했는데, 나이를 먹고 그런 부족한 자신을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것도 <특수본>때 태웅이 형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그때는 쇼크였어요. 태웅이 형은 제가 데뷔 전부터 엄청 좋아하던 배우였거든요. 그때도 취조실 장면이었어요. 희준이 형을 취조하는 장면이었는데 태웅이 형이 진짜 모르겠다고, 못하겠다고 그러는 거예요. 장난이 아니라 진짜 못하겠다고요(웃음). 저는 까마득한 후배인데, 그 까마득한 후배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걸 보고 놀랐죠. 그런데 사람들이 도와주려고 달려들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대사를 달달달달 숙소에서 외워서 무조건 나는 잘 할 수 있어, 나는 해내야 돼, 이런 주의였다면 그 때 태웅이 형을 보고 단점을 숨길 필요가 없는 거구나, 깨달았죠.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이치죠. 나와 함께 작업하는 내 편인데 감출 필요가 없는 거잖아요.
맞아요. 이쪽 바닥이 그런지는 몰라도 자신의 단점을 말하는 순간 약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후로도 작품 할 때마다 계속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배우들도, 스탭들도 나를 편하게 대해줘요. 연예인, 스타,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연기하는 친구인 거예요. 편하게 다가와서 이야기도 하고 조언도 해주고 여러 방면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
<캐치미>를 작업하면서 얻은 것들이 있다면요.
이야기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물론 영화를 하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지만, 이번에는 영화에서 첫 주연이었기 때문에 특히나 그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했고 더 재미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현장이 재밌어지니까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 가게 되더라고요. 오지랖을 떨고 (웃음). 연기 외에 다른 재미들이 또 생겼어요.

그런 부분도 궁금해요. 출연하는 드라마들이 워낙 다 잘 됐잖아요. 많은 배우들을 봤지만 빠른 기간에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고 큰 인기를 얻고 스타가 되는 경우를 보면 변하는 부분이 분명 있거든요. 안 좋은 이야기들도 많이 들리고요. 본인 스스로도 인기를 실감하고 변화를 느낄 거 아니에요. 외부 환경도 많이 변했을 테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려고 하나요?
어머니께 연극영화과 가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어머니는 메이크업 일을 하셨고 연예인들도 많이 봤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직업이라면서 니가 변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라고, 아무리 너의 본심이 좋아도 변할 수 있다는 걸 항상 명심하라고요. 알겠다고 대답하고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일이 잘 풀리게 됐어요. 제 주위 사람들은 저에게 변했다는 말을 안 해요. 뮤지컬 데뷔할 때 같이했던 형이 지금 공연도 같이하는데 똑같다고, 여전히 애라고 그래요(웃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너는 연예인 주원이지만 여전히 똑같은 내 친구 문준원이라서 좋다고 하고요. 저는 그 말이 너무 기분 좋아요. 그래도 내가 많이 변하진 않았나보다 싶어서요. 분명 저도 변한 게 있을 거예요. 주변 환경도 달라지고, 저를 받들어주고 챙겨주니 변할 수밖에 없고 또 어느 정도는 변했을 거예요. 변했지만 어머니의 말을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나를 자제 시켜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나요?
지금처럼만, 이었으면 좋겠어요. 이것도 욕심이겠죠.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분명 ‘제빵왕 김탁구’ 때와 지금의 나는 또 다르잖아요. 그 사이에 느낀 것도 굉장히 많았고 배운 것도 굉장히 많았어요. 한 작품 한 작품 하다보면 조금씩 성장을 하겠죠. 그러다보면 나도 어느 순간 어마어마한 배우가 되겠구나, 그런 꿈이 있었어요. 근데 조금씩 성장하는 나 자신을 보면 그런 꿈에 다가가는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지금처럼 작품 하는 기회가 계속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항상 어떤 것에 임할 때 결과를 생각하고 하진 않거든요. 과정을 더 생각하고 임하기 때문에 과정들이 더 재밌어졌으면 좋겠고요.


사진_권영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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