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영화를 알게 되었을 때에는, 사람들이 왜 이 영화를 추천하는지 알지 못했다. 영화 제목 '가타카'만 봐서는 도무지 영화에 대한 감이 오지 않고, 영화 포스터 또한 이목을 확 끌만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영화가 과연 네이버 영화 평점 9.22의 가치가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본 후, 나는 이 영화에게 별 다섯개를 줄 수 밖에 없었다.
'멀지 않은 미래' 라는 자막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 그래서 보다 더 몰입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한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영화 도입 부분이다. 영화 '가타카'의 원제는 'GATTACA'인데, 영화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를 보일 때 소개하는 사람들의 이름 철자 중에 알파벳 G, A, T, C가 있는 부분을 선명하게 표기하여 영화 GATTACA 제목 일곱글자를 끊임없이 각인하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냥 흘려 보낼 수 있는 영화 오프닝 부분에도 이렇게 세밀하게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상식의 전환이었다.
GATTACA는 DNA 염기서열인 G, A, T, C 만으로 만들어진 회사 이름으로, 오로지 우성 유전자로 인간들을 줄세우는 그러한 미래사회를 상징한다고 한다.
가타카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가까운 미래, 인간들은 인공수정을 통해 우성인자만을 갖고 태어난 아기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들은 정해진 운명의 굴레 아래 생활해나간다. 자연잉태로 태어나 열성인자를 가진 빈센트는, 우주항공사가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성유전자의 극치이지만 불의의 사고로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제롬과 함께 온갖 노력을 해 나간다.
영화 '가타카'는 태어날 때부터 앞으로의 삶이 정해진, 그런 사회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빈센트 프리맨은 인공수정을 통해 우성유전자만을 가진 아기들이 태어나는 사회 속에서, 자연잉태를 통해 열성유전자를 소유한 채 태어난 아이였다. 예상수명 30년, 근시, 조기탈모 가능성, 허약한 심장까지... 하지만 이런 그였지만, 빈센트에게도 어렸을 적부터 품어오던 꿈이 있었다. 바로 저 멀리,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우주로 나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주에 나가기 위해서는 열성 유전자를 소지한 그에게는 현실의 벽이 너무나 두터울 뿐이었다. 그는 결국 청소부가 되어 가타카에서 쏘아올린 우주선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나간다.
그에게는 동생이 한 명 있었는데, 동생은 인공수정을 통해 우성유전자만을 가진 아이였다.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인 안톤 프리맨은 항상 동생보다 성장도 빨랐고 모든 면에서 우수해보였다. 둘이서 즐겨 하던 놀이가 있었는데, 이른 바 겁쟁이 게임이었다. 바다에서 수영을 하기 시작해서, 깊은 바다를 향해 계속 수영을 해 나가는 간단한 게임인데 겁을 먼저 먹은 사람이 다시 바닷가를 향해 되돌아 오면 되는 그런 게임이었다.
이 게임에서 항상 지기만 했던 빈센트였지만, 어느날 그는 처음으로 동생 안톤을 이 게임에서 이기게 된다.
나중에 어른이 되서 다시 만난 빈센트와 안톤은 또 한 번 이 겁쟁이 게임을 하게 되는데, 이 게임에서 또한 빈센트는 동생 안톤을 이긴다.
어떻게 자신을 이길 수 있냐는 안톤의 물음에 빈센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넌 알고 싶겠지.
난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널 이기는 거야.
이 영화 속에는, 두 명의 중요한 인물이 나온다. 제롬 유진 모로우 역을 맡은 주드로, 빈센트 프리맨 역을 맡은 에단 호크가 그들이다. 그들의 명연기는 우리들로 하여금 영화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끔 해준다.
우주비행사가 되려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빈센트는 평생 휠체어 신세이지만 탁월한 우성 유전인자를 가진 제롬과 뜻을 같이하게 된다. 이로써 빈센트는, 제롬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가타카에서 인정받게 된다.
아래의 대화는 제롬과 빈센트의 관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제롬 *빈센트
내가 가는 데는 샘플 필요 없어.
돌아오면 필요하잖아. 이거면 평생 쓰고도 남을 거야.
왜 이렇게까지 해?
제롬은 항상 여기 있을 거야.
어디 갈거야?
나도 여행가.
정말 고마웠어.
아니야. 내가 얻은 게 훨씬 많아. 난 몸만 빌려줬지만 넌 내게 꿈을 빌려줬어.
운명은 그 누구도 결정지을 수 없다. 자신이 얼마나 그 꿈을 향해 달려나가느냐에 따라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분출해내 결과적으로 그 꿈을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꿈은 단순히 갈망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빈센트와 제롬이 서로와 같지만 다른 꿈을 향해 인내해나가는 모든 과정들을 보면 이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영화 '가타카'가 앤드류 니콜 감독의 데뷔작이라니.. 아니 어떻게 데뷔작부터 이러한 어마어마한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것인가..
그가 만든 유명한 수작들은 다음과 같다. 가타카(1997), 로드오브워(2005), 인타임(2011)..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진 웰메이트 SF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 에단 호크와 주드 로의 명연기를 보고 싶은 사람, 멀지 않은 미래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가볍지 않은 고찰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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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최민철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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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속에는, 두 명의 중요한 인물이 나온다. 제롬 유진 모로우 역을 맡은 주드로, 빈센트 프리맨 역을 맡은 에단 호크가 그들이다. 그들의 명연기는 우리들로 하여금 영화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끔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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