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멜로디
33 Postcards , 2011
1912년 발표된 소설 <키다리 아저씨>. 미국의 소설가 진 웹스터의 잘 알려진 작품 중 하나로 제루샤 애벗이라는 고아인 소녀가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과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소설이다. 현대에서는 아동문학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본래는 여주인공인 제루샤 애벗의 대학 생활, 직업, 결혼 등을 다루면서 여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담아낸 소설이다.
‘키다리 아저씨’는 아마 우리에게는 친숙한 소설일 것이다. 1912년 발표된 소설보다는 1990년 일본에서 발표된 TV 애니메이션으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하지원, 연정훈 주연으로 비슷한 내용의 영화가 만들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 <봄의 멜로디>의 원제는 ‘33 postcards’.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33장의 엽서를 통해 서로를 향한 우정을 키운 고아 소녀와 후원인간의 이야기이다. 중국의 고아 소녀 메이는 자신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후원해 준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호주에서 머나먼 땅 중국에 있는 자신을 후원해주는 아저씨가 고맙기만 한 메이는 16살이 되도록 학교를 보내주고 돌봐주던 아저씨의 편지가 갑자기 끊기자 걱정과 궁금증이 생기고 만다. 마침 메이의 합창단이 호주로 초청 공연을 가게 되고, 메이는 자신을 후원해 준 아저씨를 찾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영화 <봄의 멜로디>에서 소녀 메이를 후원해주는 아저씨 딘 랜들역의 가이 피어스는 <아이언맨 3>, <프로메테우스>, <메멘토>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한국팬들에게도 아주 잘 알려져 있다. 여러 작품을 통해 쉽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영화 <봄의 멜로디>를 통해 어린 소녀와의 우정을 그려가며 감성 연기에 도전했다. 영화 <메멘토>에서의 그의 연기가 기억에 남는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역을 연기한 그는 10분만 유지되는 기억에 의존해 살해당한 아내에 대한 복수에 매달리는 광기 섞인 연기를 보여줬다. 이 영화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그가 이번에는 다정하고 따스한 감성을 가진 영화 <봄의 멜로디>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작들에서 강렬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면 영화 <봄의 멜로디>에서 가이 피어스는 살인자로서 감옥에 수감된 사실을 숨긴 채 고아 소녀 메이를 10년 넘게 후원해온 주인공을 맡았다. 이전작들의 카리스마는 사라지고 대신 메이를 대하는 그의 진정성 넘치는 감성과 묵직한 모습으로 영화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제목과 같이 잔잔한 멜로디를 전체적으로 다룬다. 여주인공인 메이가 노래를 하는 설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영화 전반부에 걸쳐 음악이 펼쳐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은 사랑을 받은바 있기 때문에 관객들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들어오는 멜로디는 주인공 메이가 그녀의 키다리 아저씨에게 처음 들려주는 노래이다. 1970년대 호주의 전설적인 락밴드 마스터스 어프렌티세스(Masters Apprentices)의 명곡인 ‘Because I Love You’를 합창단의 연주에 맞춰서 편곡한 노래이다. 영화 속에서는 원곡과 달리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를 통해 노래를 들을 수 있는데, 맑은 음색과 화음으로 새롭게 태어난 노래는 밴드 음악이었던 원곡과 달리 색다른 느낌을 전해서 영화에 대한 감동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를 통해 따뜻한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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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보고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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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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