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회차 줄거리 구매
36회
2022.12.02 (금)
그 숲에 현자가 산다
숲을 통해 동심(童心)을 지키고 삶을 배우는 동화 작가 배익천 씨의 철학을 들어본다. 숲에 동화되다.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자연의 근본을 숲에서 더 깊이, 더 가까이서 깨닫고 승화시킬 힘을 얻습니다." 늦가을의 산 냄새가 가득한 숲과 동심을 지키는 숲지기가 있다. 경남 고성군의 어느 숲속. 따사로운 햇살이 드리우는 이곳은 동화 작가 배익천(73) 씨의 터전이자 '생명의 보고'다. 그는 1974년 신춘문예에 동화 <달무리>로 등단하여, 50여 년 동안 동화를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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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회
2022.11.25 (금)
빈 지게처럼 허허롭게
단순하고 소박한 삶 속에서 생의 참된 가치를 추구하는 지게 도인, 육잠 스님의 철학을 만난다. 자연 속에서 넘치지 않게 사는 삶. "잎을 모두 떨군 가을 숲은 참 지혜로워요. 텅 빈 충만 같은 게 느껴지죠." 여기, 38년째 깊숙한 산골에 은둔하며 수행을 이어가는 이가 있다. 그는 문명을 맹목적으로 쫓는 세태가 두려워 그에 대한 나름의 저항으로, 자연으로 몸소 들어갔다는 육잠 스님이다. 전기와 전화, 수도조차 없는 거창 산골에서 20년을 보낸 후, 경북 영양으로 옮겨와 10평(33㎡) 남짓한 암자를 직접 짓고, 고요히 정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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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
2022.11.18 (금)
말(馬), 통하는 사이
말과 교감하며 살면서 마음으로 통하는 사이가 된 김두리 씨의 철학을 들어본다. 말, 가족이 되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는 말들을 보면서 제가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더 이상 타협이 안 되겠다 싶은 순간에 폭발하듯이 제주도로 왔죠." 동물과의 교감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느끼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는 이가 있다. 말들과 함께하는 삶을 위해 도시를 떠나 제주에 정착한 김두리(41) 씨. 그녀는 티파니, 향이, 첼로, 알로에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마(馬)들과 가족이 되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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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회
2022.11.11 (금)
내 안에 야생이 숨 쉰다
투박하지만 조화롭고, 더없이 당당한 야생의 원리를 삶 속에 끌어안은 이영이 씨의 철학을 듣는다. 숲의 바다에 삽니다. "바다 같은 저 숲이 스승이 되겠구나. 나를 품어주겠구나. 동백동산은 저를 지금의 저로 있게 해줬어요." 제주 중산간 지대에 자리한 선흘리. 10만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우거진,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 동백동산이 있다. 그곳을 처음 마주했을 때 그녀는 아득한 파도가 떠올랐단다. 우거진 나무들이 쉬쉬 소리를 내며 출렁이던 숲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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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회
2022.11.04 (금)
나래실에선 늙지 않는다
어린 시절, 고향의 품처럼 아름다운 자연으로 회귀한 이순우 씨의 철학을 만나본다. 항산항심(恒産恒心), 땅심을 저축하다. "흙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고향 아니겠습니까? 흙을 만지며 사는 게 건강한 삶이죠." 그 옛날, 소년의 추억을 재현한 영월 나래실 마을의 소박한 농원. 이순우(69) 씨는 은퇴 후, 이곳에서 풀꽃과 나무를 가꾸며 아마추어 자연주의자로 살고 있다. 항산항심(恒産恒心), 조금씩 땅심을 저축하며 산촌을 향한 지 20여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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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회
2022.10.28 (금)
한 조각 자연이어라
평생을 지리산 아래 다랑논을 일구고 살고 있는 농부 김봉귀 할아버지의 철학을 만난다. 지리산에 다랑논이 있다. "다랑논이 먹고살게 해줬어. 내 인생이 여기 담겨 있는 거나 매한가지죠. 생명과 같아요." 지리산 아래, 함양 마천면 창원마을엔 산비탈을 개간해 층층이 둑을 쌓고 물을 가둬 만든 다랑논이 있다. 평생을 척박한 다랑논을 일구고 농사짓고 살아온 김봉귀 (84), 임옥남 (85) 할머니. 농사지어 조금씩 돈이 모이면 한 다랑이씩 사서 늘려왔다는 노부부의 다랑논은 모두 아홉 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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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2022.10.21 (금)
지금 이대로가 좋소
소들과 교감하며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엄수정 씨의 철학을 들어본다. 같이 행복할 수 있다면. "가족에 대한 개념을 다르게 정의 내려야 할 것 같아요. 결혼,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어요. 동물도 가족의 일원이죠." 충청북도 충주시 소태면의 넓은 농장, 이곳에 천방지축 뛰어노는 소들이 있다. 거구의 몸으로 강아지처럼 농장을 뛰어다니며 풀을 뜯는 두 마리의 소는 순심이(11살)와 효리(6살). 둘은 모녀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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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
2022.10.14 (금)
어느 날 땅이 말을 걸어왔다
배농사를 지으면서 욕심내지 않고 삶의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화가 농부, 김경학 씨의 철학을 만난다. 자연이 키우는 배. "우리 나무들이 연세가 많아요. 다 저보다 15년, 18년 더 나이 드신 분들이에요. 저보다 역사도 많이 알 걸. 세상살이도 훨씬 많이 안다고 봐야지." 전라남도 나주엔 풀이 무성해서 정글 같은 과수원이 있다. 나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80년 역사의 배밭. 김경학(59) 씨는 30년 전, 배울 것 많은 자연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두 남매를 데리고 아내와 같이 장모님의 배밭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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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2022.10.07 (금)
당신꽃은 어디쯤 피었나요
때에 맞춰 피어나는 꽃처럼 기다림으로 야생화 정원을 가꾸는 심옥경 씨의 철학을 들어본다. 기다리면, 피어납니다.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언젠가 한 번은 예쁘게 피어나는 것처럼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늦여름이 떠난 충북 충주시의 산골짜기 끝자락. 길게 펼쳐진 정원을 따라 가득한 야생화를 가꾸며 사는 심옥경(60) 씨. 그녀의 정원에는 300여 종의 야생화가 피어있다. 과꽃, 꿩의비름, 곰취꽃 등 가을을 알리는 꽃들의 향연. 야생화를 좋아하던 심옥경 씨는 자신만의 정원을 갖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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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회
2022.09.30 (금)
안분지족, 흙에서 배우다
도시를 벗어나,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이 된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가공되지 않은 순정한 영상과 그들만의 통찰이 담긴 언어로 기록한 고품격 내추럴 휴먼 다큐멘터리, [자연의 철학자들]. 27회 ‘안분지족(安分知足), 흙에서 배우다’ 편에서는 자연과 대화하는 마음으로, 자연이 허락하는 만큼만 뿌리고 거두는 낭만 농부, 김영일 씨의 철학을 만난다. ■ 가장 자연스러운 ‘상생의 삶’ 전북 진안군의 해발 500m 고랭지 진안고원. 그곳엔 특별한 밭이 있다. 오래전에 폐교된 학교 운동장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일(67), 배덕희(68) 부부의 농장이다. 김영일 씨 부부는 무농약, 무경운, 무퇴비, 무제초, 무비료의 5무 농사법을 실천하는 자연 농부다. 그래서 부부의 밭은 남들이 보기엔 밭으로 보지 않을 만큼 풀이 반, 작물이 반이다. 그러나 작물이 잡초와 경쟁하면서 스스로 더 튼튼해진다고 믿는 부부에게는 잡초도 농사의 동반자인 셈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연이 주는 만큼 일구는 삶. 두 사람은 그렇게 상생의 삶을 자연에서 체득하며 살아간다.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거두는 여유로운 마음 그게 자연 농부의 자세예요.” ■ 땅은 가족의 생명 “아버지는 늘 ‘이 땅은 가족의 생명’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당신이 했던 그대로, 자손을 위해서 농사짓는 것에 대해 아주 흐뭇해하실 것 같아요” 서울에서 큰 규모의 건축 인테리어 사업을 했던 김영일 씨는 13년 전 귀향했다. 부친이 돌아가신 뒤 영일 씨는 평소 부친이 하시던 말씀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농약 안 준 거야. 건강한 농산물이니 애들 먹여라.’ 늘 자연에서 그대로 거둔 농작물들을 서울로 올려보내 주시던 아버지. 결국, 땅이 곧 가족의 생명이라 말씀하시던 부친의 유지를 받들기로 결심했고, 아버지의 땅에서 아버지의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자연 농부의 길을 걷게 됐다. ■ 자연에서 찾은 낭만 김영일 씨는 틈틈이 아내 배덕희 씨와 함께 꽃을 심고 가꾼다. 자연에 들어와 살며 낭만을 되찾았다는 영일 씨. 꽃을 좋아하는 건 아무래도 부전자전인 듯하다. 생전에 농사짓는 짬짬이 작은 꽃동산을 가꾸셨던 부친은 ‘나 죽은 뒤에 이 땅에 묻어라’ 유언을 남기셨고, 영일 씨는 밭 한쪽에 돌아가신 부친을 모셨다. 지금도 정원에서 풀을 뽑으며 땅을 통해 부친과 대화한다는 영일 씨. 부친이 일구고 영일 씨가 지키는 생명의 땅은 이따금 방문하는 자녀들과 손자들에게도 최고의 쉼터가 됐다. “아버지가 우리 보라고 방문 앞에 심어주셨던 노란 장미를, 이젠 아버지 보시라고 산소 곁에 심어드렸죠. 자연이 우리에게 휴식을 줘요.” ■ 자연에서 배우는 안분지족(安分知足) 올겨울 김장에 필요한 무와 배추를 남들보다 열흘이나 일찍 심는 김영일 씨 부부. 오로지 땅심으로만 작물을 키우는 탓에 흙 속 양분을 더 오래 먹고 자라라는 부부의 배려다. 일찍 심게 되면 싹을 틔우자마자 벌레와 주변 동물들이 먼저 배를 채우지만, 그 또한 자연의 일이다. 그래서 부부는 ‘땅이 한 알, 하늘이 한 알, 농부가 한 알 먹는다’는 마음으로 넉넉하게 파종한다. 낫과 호미를 들고 자연 앞에 겸손하게 허리를 굽힐수록 만족과 행복이 찾아오더라는 부부. 흙이 가르쳐준 안분지족의 삶이다. “옛날 어른들이 하신 말씀이 진리더라고요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 다급하게 사느냐고. 조급하지 않으면 즐겁게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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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2022.09.23 (금)
베르나르도 신부의 농사 삼매경
도시를 벗어나,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이 된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가공되지 않은 순정한 영상과 그들만의 통찰이 담긴 언어로 기록한 고품격 내추럴 휴먼 다큐멘터리, [자연의 철학자들]. 26회 ‘베르나르도 신부의 농사 삼매경’ 편에서는 흙을 만지며 자연과의 관계를 맺는 농부로 살고 싶다는 서명원(베르나르도) 신부의 철학을 들어본다. ■ 신부의 농사 삼매경 : “왠지 저는 흙을 만지는 게 너무 좋았어요. 어릴 때부터 농부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사방이 온통 돌밭이라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은 돌을 줍고 땅을 일궈 지금의 너른 밭이 되었다는 이곳에 ‘농사 삼매경’에 빠진 신부가 있다. 한번 밭일을 시작하면 어느새 힘든 것도 잊고 그야말로 ‘삼매경’에 빠져서 16시간 동안 작업을 할 때도 있다는 서명원(70, 베르나르도) 신부. 출발선은 돌밭이었지만 목적지는 성도(成道)라고 말하는 그에게 ‘농사’는 곧 ‘수행’이다. 하지만 농부가 되기까지의 길은 평탄치 않았다. 3대째 의사였던 집안에서 태어나 의사가 되어야 할 운명으로 살던 그는,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에 관한 끝없는 질문을 던지며 5년간 다니던 의대를 그만두고 사제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12년 전, 마침내 꿈에 그리던 농부가 되어 자연을 벗삼아 또 다른 수행의 길(도전돌밭공동체)을 가고 있다. ■ 닭들의 복지냐, 인간의 복지냐 : 신부의 닭들은 자유롭게 마당을 돌아다닌다. 닭들의 자유를 위해 풀어놓고 기르다 보니 어디서 알을 낳는지 알 수가 없다. 당연히 달걀 손실은 감수해야만 한다. 닭들의 복지를 위주로 한다면 알을 잃어버릴 각오를 해야 하고, 인간의 복지를 생각한다면 닭장 안에서만 알을 낳도록 해야 하는 선택의 길에서 그는 인간이 아닌 닭들의 복지를 택했다. 한번 자유를 맛본 닭들은 더 이상 가둘 수 없고 가만히 지켜보면 닭들의 세계도 인간만큼 냉혹하단다. 그중에서도 왕따 닭, ‘수로’는 서신부의 마음이 가장 쓰이는 닭! 알에서 깨어났다는 역사 속 인물, ‘수로’ 왕의 이름을 따서 ‘수로’라고 이름 지었건만 왕이 되기는커녕 마음 편히 모이도 먹지 못한다. 수도원 생활을 하던 시절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수로’를 향한 서신부의 마음은 애틋하다. “가축이 우리를 믿어요. 우리한테 의지하면서 사니까, 우리는 그 믿음을 속이지 말아야 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신뢰에 한번 금이 가면 회복하기 어렵잖아요. 가축과의 관계도 비슷해요.” ■ 스님은 신부의 특별한 벗 : “신부님과 저는 다름 속에서 같음을 공유할 수 있는 교류 관계예요.” 서명원 신부에게는 특별한 벗이 있다. 대학교에서 그가 불교학을 강의하던 시절, 스승과 제자로 만나 벗이 된 홍진스님, 두 사람은 다름 속에서도 변함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기에 밭일도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서명원 신부. 그에게 있어 밭일을 하는 것은 부처님 앞에서 삼천배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수행이다. 반면 스님에게는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수행의 의미는 다르지만 자연 속에서만큼은 한 몸 한마음이 되는 신부와 스님. 두 사람의 해학이 넘치는 선문답도 숲의 길처럼 아름답다. ■ 자연의 시간 속에서 : “우리는 흙을 만져야 합니다.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거죠.” 인류가 자연과의 관계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지구와 환경의 위기가 닥쳤다고 말하는 서명원 신부. 손 놓고 구경만 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사명감 있는 농부로 살고 싶단다. 자신이 먹는 음식의 일부라도 생산해 내는 것이 흙과의 관계, 즉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자연과의 관계는 기차역에서 제시간에 기차를 타는 것처럼 모든 게 정확하지 않지만 그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다면, 땀 흘린 만큼 정성을 쏟은 만큼 땅은 생명을 키워내고 수확의 기쁨을 되돌려준다. 자연 속에 뿌리내린 농부가 되기 위해 굽이굽이 먼 길, 울퉁불퉁한 길을 돌아 비로소 한국의 농토, 도를 완성해간다는 여주 ‘도전(道全)리’에 정착한 한국인-서명원 신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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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회
2022.09.16 (금)
어머니를 위한 쉼터
흙을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위해 자연이라는 놀이터를 만들고, 그 속에서 삶의 지혜와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생태 시인, 최계선 씨의 철학을 만난다. 어머니의 놀이터에 꽃이 피다. "제가 잘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 어머님 놀이터로 이 공간을 마련한 일이에요. 덕분에 어머니하고 여기에서 얘기를 많이 나눠요." 강원도 춘천, 어느 산자락에 숨겨진 들판이 있다. 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주변 이웃의 땅과 달리 이곳에선 사시사철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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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회
2022.09.02 (금)
호미를 씻고, 기다림
도시를 벗어나,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이 된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가공되지 않은 순정한 영상과 그들만의 통찰이 담긴 언어로 기록한 고품격 내추럴 휴먼 다큐멘터리, [자연의 철학자들]. 24회 ‘호미를 씻고, 기다림’ 편에서는 매 순간 가슴 밭에 자유와 평온을 키워내는 농부 시인 박형진 씨의 철학을 들어본다. ■ 농사가 시더라 “풀 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있음의 제자리를 생각했다. “ - 박형진 '바구니 속 감자 싹은 시들어가고' 중에서-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해변마을 ‘모항’. 햇살도 짠 내가 난다는 이곳에서 줄곧 뿌리를 내려온 박형진(65) 씨. 그의 가슴 밭엔 ‘유기농’과 ‘시’라는 인생의 심지가 심어져있다. 그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의 길을 따라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농사일을 거들기 시작했다. 줄곧 그는 유기농 농사를 고집해왔다. 그럴수록 땅은 비옥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더욱 척박했다. 그래서 척박한 삶의 텃밭에 부지런히 시의 씨앗을 뿌리고 가꿔왔다. 1992년 시 ‘봄 편지 외 6편’으로 등단해 이미 다섯 권의 시집을 낸 농부 시인. 농부로서 희로애락과 고향 부안의 아름다운 자연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 '바구니 속 감자 싹은 시들어가고', '밥값도 못하면서 무슨 짓이람', '다시 들판에 서서', '콩밭에서', '내 왼쪽 가슴 속의 밭'. 가난한 농사꾼이 겪는 애환과 그 과정 속에서 복받쳐 오르는 마음을 농사짓는 틈틈이 시로 써내려갔다. 그는 25년 동안 대안학교 ‘변산 공동체’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도 농사를 가르치기도 했던 박형진 씨. 자연에 순응하며 농사를 짓고 시를 짓는 그에게 한여름 백중(百中)은 어린아이처럼 즐거워지는 절기다. 논밭에 곡식이 가득 들어차 더 이상 사람이 할 일이 없다는 백중이 되면 그는 정성껏 호미를 씻어 걸어두고, 자유로이 망중한을 즐긴다. ■ 호미를 씻고 기다리다 “계절의 순환대로 농사짓는 과정을 통해서 곡식도 저도 성숙해지는 거죠.” 남의 동네라도 논 한 필지 내 것으로 가져보고 싶었다는 박형진 씨. 마침내 꿈에 그리던 논밭에서 얼떨떨한 감정으로 첫 수확을 했던 기억이 엊그제만 같다. 그는 지금 각각 4,000㎡나 되는 논밭을 일구느라 허리 펼 새가 없다. 이 모든 게 과분하기만 하다는 박형진 씨. 그는 농민운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유기농으로 옮겨갔다. ‘흙과 물을 살리는 일이 곧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리는 일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야말로 농부의 소임이다.‘ 라며 그는 너른 논밭을 유기농법으로 고집하고 있다. 논에 우렁이를 풀어 제초하고 쉼 없는 호미질로 흙의 생명력을 키우고 있다. 풀의 생태나 작물의 생리를 잘 알게 되면 죽자 살자 약을 치며 풀과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된단다. 유기농을 하면서 숨통이 트인다는 박형진 씨. 부지런한 집 호미는 결코 녹슬지 않는다는 말을 입증하듯, 그는 오늘도 호미의 날을 벼린다. ■ 바다에서 캐는 휴식 “갯벌은 계속 사람이 가꾸지 않아도 먹거리를 주니까 마음이 넉넉해지고 신나는 텃밭이죠.” 바쁜 농번기가 지나고 백중에 집 앞 바다로 나가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는 박형진 씨. 물때에 맞춰 드러난 갯벌은 그에겐 또 다른 텃밭이자 휴식처나 다름없다. 호미로 잠시 동안 갯벌을 일구기만 하면 숨어있던 바지락과 고동을 한 바구니나 수확한다고 하니, 이보다 넉넉한 텃밭이 없단다. 바다가 허락한 시간에 온전히 몰입해 묵직해진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향하는 박형진 씨. 신나게 캐 온 고동과 조개를 삶아 고향 선배들과 막걸리를 함께 하는 백중 망중한이 즐겁기만 하다. 농부에게 쉬어가는 시간도 자연이 내어준 것이다. 호미를 들고 나가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땀을 식히고, 한여름 뙤약볕 아래 논밭에 난 풀을 뽑는 고된 노동을 장맛비가 잠시 쉬어가게 한다. 자신 또한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의 시계에 순응한다는 박형진 씨. 그렇게 순간순간의 평온을 유지하며 자연을 닮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 게으르게나마 멈추지 마라 “괴로움 없는 사람이 길 위에 나섰으랴 아스팔트 모래 먼지만 풀풀 날리는 7월의 한낮 더위 속 더위보다도 더 펄펄 끓는 마음의 간절함 없는 사람이 홀로 길 위에 나섰으랴. -박형진 '내 왼쪽 가슴 속의 밭' 중에서- 땅을 붙들고 살던 농사꾼 박형진 씨가 뜨거운 지열이 올라오는 여름 길을 걷는다. 배낭 하나에 의지한 채 오직 두 발로만 걸어온 거리가 4년 동안 약 2,500km. 고향 부안에서 출발해 총 열 차례에 걸쳐 70여 일을 걷고 또 걸었다. 그가 고행과도 같은 도보여행을 하게 된 계기는 누이의 죽음이었다. 누이의 묘에 맨발로 가 닿겠다는 서원을 세운 후, 10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걸어서 국토 순례를 시작했다. 굳이 무언가 얻겠다고 떠난 길은 아니었다. 그저 농사에 메인 채 삶을 끝내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그를 낯선 길로 이끌었다. 고독하지만 한없이 자유로운 도보여행. 그것을 통해 그도 더 자유로워졌다. 농부도 한없이 새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시를 통해 그리고 도보여행을 통해 확인했다. 이제 마지막 여정을 앞둔 박형진 씨. 새벽길을 묵묵히 걸으며 스스로 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지금 어느 길을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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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2022.08.26 (금)
자연에 스며들다
욕심부리지 않는 자연을 닮고자 하는 정주하, 이선애 부부의 철학을 만나본다. "자연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산다는 건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워서 제 마음이 평온해지는 삶이 아닐까요?" 11년째 농부 연습 중. 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에는 귀촌 로망을 이룬 부부가 있다. 정주하(65) 씨와 아내 이선애(61) 씨는 '진짜 시골인'이 되기 위해 자연으로 들어갔다. 한창 블루베리를 수확할 시기, 무턱대고 시작했던 정주하, 이선애 부부의 블루베리 밭에는 아직 익지 않은 열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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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2022.08.19 (금)
잡초와 함께 산다
농부도 땅도 행복한 농사를 짓고 싶다는 청년 농부 김지현 씨의 철학을 들어본다. 잡초와 함께 사는 농부. "잡초라고 생각했던 풀들이 농사에 이로운 영향을 주는 걸 보며 고마움을 느꼈고, 풀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어요." 인적 드문 강원도 영월 비탈길, 세상에서 가장 큰 '나뭇잎 밭'에서 풀과 함께 살아간다는 김지현(35) 씨. 그녀는 관행 농법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력이 약해져 매년 작황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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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2022.08.12 (금)
우리는 숲처럼 산다
숲에서 일하고 숲에 살며 삶의 방식과 생각이 숲을 닮아간다는 최세현, 이종숙 부부의 철학을 듣는다. 자연이 키우는 닭. 경남 산청군, 둔철산 자락엔 아주 특별한 호텔이 있다. 왕겨와 부엽토로 침구를 깔고 안락한 산란장을 갖춘 이름하여 '꼬꼬 호텔', 숲속에 자리한 이 호텔은 온종일 맑은 지하수가 공급되고 밝은 햇살이 들며, 자연의 공기가 순환하는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매일 아침 최세현(61) 씨가 손수 차려주는 사료를 먹은 닭들은 마당에 나가 운동을 하고, 숲에서 뷔페식 만찬으로 점심 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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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2022.08.05 (금)
해당 회차는 제휴사 유통불가로 인해 서비스가 제한됩니다.
 
19회
2022.07.29 (금)
내 마음에 꽃이 피었습니다
자연과 심심한 놀이를 즐기는 손선희 씨의 철학을 만나본다. 심심해서 참 좋은 날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아요. 먼저 핀 꽃들이 지고 나면 다음 꽃들이 또 올라오고...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이 쉼을 얻고 내 영혼이 자유를 얻죠." 울산광역시 울주군 백운산 자락, 부모님이 일구었던 감나무 밭에 작은 컨테이너 하나를 두고 기꺼이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며 지내는 이가 있다. 마음 쉬어가는 곳이라 하여 '심심산방(心心山房)'이라 이름 지은 고즈넉한 작은 공간의 소유자, 바로 손선희(52)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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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2022.07.22 (금)
밥값 했는가
시골에서 밥값 할 궁리를 하며 사는 농대 교수이자 그린 라이프 디자이너 채상헌 씨의 철학을 들어본다. 밥값 하는 삶. "어느 날 문득 '나는 밥값을 하며 살고 있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밥값을 한다 싶었다가도 어느새 내 밥그릇이 또 커져 있어요. '아! 온전히 밥값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구나!' 그래서 밥값 반이라도 하자고 마음먹었죠." 교과서에만 있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이야기로 농업에 대해 가르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고 체험하면서 농업, 농촌, 농민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20년 차 연암대학교 농대 교수 채상헌(59)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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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2022.07.15 (금)
나의 비밀 정원
도시를 벗어나,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이 된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가공되지 않은 순정한 영상과 그들만의 통찰이 담긴 언어로 기록한 고품격 내추럴 휴먼 다큐멘터리, [자연의 철학자들]. 17회 ‘나의 비밀 정원’ 편에서는 숨겨진 작은 정원에서 자연과 친구가 되었다는 임봉희 씨의 철학을 듣는다. ■ 나의 비밀 정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자연에 가닿을 수 있을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전원주택이 들어선 경기도 파주시의 한 마을에 초록으로 둘러싸인 작은 집 한 채. 사시사철 대문이 열려있고 새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 집은 울창한 숲으로 에워싸여 있다. 임봉희(58) 씨는 매일 아침 집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이면 비밀의 정원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계절마다 각양각색의 꽃들이 앞다투어 피고, 사시사철 주변 새들이 들락거리는, 문턱이 없는 정원. 잔디밭 대신 숲이 울창한 정원에선 잡초와 작물의 구분이 없고, 땅속 지렁이부터 두더지, 개구리, 유혈목이까지 숲속 생태계가 들어와 제 몫의 생사고락을 평온하게 이어간다. 풀을 뽑지 않고 내버려 두었더니 ‘자연’이 ‘자연’을 불러들여 스스로 번성했고, 자연 한가운데서 봉희 씨도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누린다. ■ 자연에 손 내밀다 “식물들의 사계절을 방해하지 않고 동물들을 내쫓지 않으며 새들을 맞이하면서 저도 생명력을 얻어요.” 매일 아침, 봉희 씨는 뒤뜰에 있는 옹달샘에서 새들과 눈을 맞추며 하루를 시작한다. 작은 옹달샘에 ‘첨벙첨벙 물의 정원’이라 이름 붙인 봉희 씨. 지난 15년 사이 옹달샘은 주변에 사는 새들 사이에서 소문난 명소가 됐다. 목도 축이고, 목욕도 하고, 먹이도 풍부한, 건강한 정원이라고. 서울 한복판에서 살던 봉희 씨는 34년 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부모님이 사시던 시골 옛집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왔다. 그러나 자연 가까이에서 살고 싶던 바람이 무색하게도 도시화의 바람이 스며든 마을에는 속속 전원주택이 들어섰고, 농경지가 제초제와 농약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숲은 조금씩 설 자리를 잃어갔다. 곁에서 점점 멀어지는 자연을 보면서 ‘내 정원에서만큼은 풀을 뽑지 않겠다.’ 다짐한 봉희 씨. 그렇게 봉희 씨는 자연에 손 내밀었고, 정원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자연으로부터 봉희 씨도 생명력을 얻는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자연의 질서가 계속 순환해요. 1년에 내내, 매일매일, 매 순간이 신비해요.” ■ 함께 살아야 건강하다 “사람만 이웃이 아니에요. 자연도 동물도 우리 이웃이에요.” 봉희 씨의 비밀 정원에만 이웃들이 있는 게 아니다. 가끔 산책 삼아 오르는 마을 뒷산에도 봉희 씨가 15년 동안 알고 지낸 아주 특별한 이웃이 있다. 그 이웃은 바로 수리부엉이, 밤이면 봉희 씨 마당까지 날아와 소식을 전하곤 하는 오랜 벗이다. 먹이사슬의 최상위포식자인 수리부엉이가 이웃에 있다는 건 아직은 주변의 자연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수리부엉이의 안부를 물으러 가끔 산을 찾는다는 봉희 씨는 수리부엉이가 오래도록 이웃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수리부엉이가 사는 곳은 인간에게도 건강한 삶의 터전이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 자연이 스승이다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건 배려하는 마음이에요. 자연을 배려하다 보면, 모든 것을 배려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겨나요.” 마을에서 모내기 철이 끝나면 임봉희 씨는 논두렁에 버려진 모를 수거해온다. 마당 구석구석에 세워둔 돌확에다 한 박자 늦게 모내기를 하는 봉희 씨, 농촌에서는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 참새들을 위해 봉희 씨가 차리는 식탁이다. 한집에 사는 이웃들을 위한 배려다. 봉희 씨는 늘 낮은 자세로 정원을 누빈다. 가까이서 살펴보려면 무릎을 굽히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무릎을 꿇게 하는 자연으로부터 배려의 마음을 배운다는 봉희 씨.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이 곧 가족과 이웃, 그리고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것이 그녀가 비밀 정원에서 거둔 가장 큰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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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2022.07.08 (금)
오늘도 나는 걷는다
산을 정복하던 삶에서 벗어나 산과 함께 하는 삶을 사는 산악인 남난희 씨의 삶의 철학을 들어본다. 오르는 산에서 함께 걷는 낮은 산으로. "산을 정복하려고 오를 땐 오로지 목표 하나만 보였지만, 지금은 산의 모든 게 보여요." 1984년 우리나라 여성 산악인 최초로 백두대간을 종주, 1986년 여성으로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강가푸르나봉(7,455m) 등정 성공, 거기에다 1989년 '금녀의 벽'이라고 불리는 설악산 토왕성 빙벽까지 두 차례나 등반한 남난희(66) 씨. 약 30년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며 전설의 산악인으로 불리던 남난희 씨가 이제는 더 이상 높은 산에 오르기를 고집하지 않고, 산 자체와 깊은 교감을 하며 지리산 깊은 계곡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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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2022.07.01 (금)
오늘도 유유자적[悠悠自適]
강원도 영월 산골에서 파묻혀 살면서 자연을 시어로 빚어내는 유승도 시인의 철학을 들어본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자연을 예찬한다는 것은 곧 나도 자연의 일부니까, 나를 예찬한다는 것이죠." 해발 800미터의 영월 망경대산 중턱에 위치한 외딴집. 이곳은 산에 묻혀서 그 산의 일부가 된 시인, 유승도(63) 씨의 집이다. 시인은 25년 전, 백일 된 아들, 아내 김미숙 씨와 함께 강원도 영월 산골 오지로 들어왔다. 낭만적인 시인과 부지런한 아내, 느리고 빠르고... 삶의 속도가 제각각이지만 일상의 철학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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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2022.06.24 (금)
야생에서 살련다
자연의 생명들과 교감하며 행복을 느끼는 최종인 씨의 철학을 만나본다. 습지에서 33년간 '야생과 더불어' 사는 이유. "저도 수달을 쳐다보지만 수달도 저를 쳐다봐요. 그런 행동 하나하나로 서로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시화호 상류 하천의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국내 최대 인공습지인 안산 갈대습지. 이곳에 둥지를 튼 채 33년간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습지가 일터이자 쉼터인 최종인(67) 씨는 매일 아침, 주변 동물들을 관찰하고 그들과 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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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2022.06.17 (금)
마음 농사가 으뜸이라
자연 속에서 농사는 물론, 마음 농사까지 짓게 되었다는 전희식(65) 씨의 마음 농사짓는 법을 담는다. 자연 농부 전희식, 마음 농사짓다. "저는 지금 마음 농사 중입니다. 직접 해보시면, 흙에 발을 딛고 또 햇볕을 쬐면서 하는 정직한 노동이 얼마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지 실감하게 될 거예요." 한때 대도시에 살면서 여러 직업을 기웃거렸던 전희식(65) 씨. 28년 전, 돌연 귀농을 선택한 그는 '자연 농사'를 시작했다. '만물을 스승으로 모시고 산다'는 그는 오직 자신의 힘만으로 농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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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2022.06.10 (금)
덜어내니, 비로소 편안해지네
20여 년간 요리학원 원장으로 바쁘게 살던 도시의 삶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며 비로소 생명력과 평화로움을 얻게 된, 자연요리연구가 문성희(73) 씨의 삶의 철학을 들어본다. 내려놓으니, 비로소 채워졌습니다. "자연에 등 기대고 살면 전부 다 해결되더라고요. 자연 속에서 충족되니 아무것도 두려운 게 없어요." 친정어머니와 요리학원을 운영하며 소위 잘나가는 요리 선생님이었던 문성희(73) 씨. 화려한 요리를 만들어 멋지게 상을 차리는 일에만 몰두하며 밤낮없이 바쁘게 살던 어느 날,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 '이게 맞나?' 하는 회의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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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2022.06.03 (금)
괜찮아, 꽃이 있잖아
위드 코로나 시대, ‘자연스러운 일상’이 어려워진 지금! 세대를 막론하고 어느 때보다 절박해진 고민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금 우리가 자연을 선택하는 건, 시대의 본능이다. 명품 다큐의 산실 KBS가 정규 편성한 『자연의 철학자들』은 보다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을 가진 자연이 삶이고, 삶이 자연인 이 땅의 숨은 철학자들을 만난다. 11회 ‘괜찮아, 꽃이 있잖아’ 편에서는 자연을 담은 작품들로 특별한 위로를 건네는 동화작가 전이수(14)의 자연 철학을 듣는다. ■ 자연의 마음을 읽는 소년 ‘꽃이 나에게 말을 건다. ”아침 먹었니?“ ”아니, 물만 먹었어. 너처럼.“’ “꽃들은 다 자기 색깔이 있고 다 다른데 싸우지 않는다. 꽃들은 다른 꽃이 다르다는 걸 인정한다.“ 5년 전, 9살 때 독특한 그림과 솔직한 언어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천재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14). <꼬마악어 타코>, <걸어가는 늑대들>, <괜찮아>, <새로운 가족> 등 그림과 글이 담긴 동화책과 에세이집 <이수 생각> 등 11권의 책을 출간한 그는 어느덧 질풍노도의 시기를 앞둔 소년이 되었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느낌과 생각을 가족들과의 일상에 투영, 세상과 어른들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이수는 요즘 대문 밖으로 나가면 만나게 되는 나무와 풀, 꽃과 새들을 마당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대화하고 관찰하며 생각한다. 마당에서 저마다 다채로운 색을 자랑하며 자라는 꽃들은 옆자리 다른 친구들과 다투지 않고 각자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서로를 인정한다. 꽃들이 행복한 이유는 바로 다름을 인정하기 때문은 아닐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가는 요즘, 2020년까지 발표한 5편의 <위로> 시리즈의 뒤를 이어 여섯 번째 ‘위로’를 만들어낸 전이수의 화두는 <꽃처럼, 자연처럼 스스로 발견하는 행복>이다. 이수가 밟아가는 마음의 길, 생각의 길을 따라 제주의 자연이 전하는 위로의 이야기를 듣는다. ■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용기 “나는 긍정의 힘을 믿어.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도 모르는 무한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해. 그 이유는 말이야, 내가 의지를 낼 때 생겨나고 점점 더 커지지.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말이야, 모든 일은 내가 생각한 대로 된다는 거야. 그걸 말하고 싶어.“ (<숲>_전이수) 이수는 정규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대안학교에 다녔지만 지금은 동생 우태(11), 유담(10)과 같이 부모님과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지적장애를 가진 셋째 유정(10)이만 장애인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수네 홈스쿨링의 특징은 시간표가 없다는 것. 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하루 일정을 계획한다. 어머니 김나윤(46) 씨는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이자 국어, 한문, 사회, 역사 선생님. 아버지 전기백(46) 씨는 수학, 과학 등의 과목을 맡는다.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며 스스로 체험하며 깨달음을 얻길 원하는 부모님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마음과 생각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매주 목요일은 모두가 함께 바닷가 쓰레기를 줍는 날. 이수는 친구이자 가족인 자연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숲에서 글짓기 하는 시간. 각자 나무 기둥을 의자 삼고 새 소리를 음악 삼아 글을 쓴다. 숲에서 느낀 감정과 메시지를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힘들 때 우리를 안아주는 존재는 마치 큰 숲과도 같다고 말하는 이수. 이수는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자연과 살 맞대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지금이 좋다. ■ 천천히, 꽃처럼 나무처럼 요즘 이수는 아지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두 달 전 이사한 집 마당에 능숙하게 공구를 다루며 미끄럼틀과 그네와 커다란 요새를 짓는 이수. 자연의 것들을 자신의 공간으로 들이며 자연과 한 발 더 가까워지고 있다. 시원하게 삭발을 감행한 넷째 유담이는 오빠들이 그랬던 것처럼 꽃들과 마음으로 대화하고 동네 아저씨가 건네준 병아리를 살뜰하게 보살핀다. 이수네 가족의 ‘자연 선생님’은 동네 이웃인 ‘타잔 아저씨’. 타잔 아저씨의 설명을 듣다 보면 제주도의 자연은 어느새 이수의 마음속에 스며든다. 이수는 새롭게 알게 되는 풀과 나무를 바라보며 하나하나 기록한다. 해맑은 미소를 잠시 거두고 한참을 꽃과 나무를 그리는 이수. 이수의 일상은 온갖 종류의 자연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에게서 자연을, 또 자연에서 세상을 배우며 천천히 살아간다. “자연스럽다. ‘자연’스럽다. 나도 ‘자연’스럽게 자라나고 싶다. 스스로 그런대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 이수의 세상에 핀 또 하나의 꽃 ‘가족’ 이수는 자연을 바라보고 보살피며 스며든 마음과 생각을 가족과 하루하루의 일상에 투영하며 ‘행복의 법칙’을 찾아간다. 나무를 보며 아낌없이 모든 걸 내어주는 부모님을 생각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꽃들을 보며 동생들의 마음을 헤아린다. 아름다운 자연은 이수의 벗이자 선생님. 그들처럼 자유로워지고 싶은 이수는 좋은 마음을 품고 좋은 습관으로 무장하고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키워 한결같은 위로와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냥하고 따뜻한 말에는 꽃이 핍니다. 오늘 그 꽃을 피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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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2022.05.27 (금)
이계진의 끽다끽반(喫茶喫飯)
26년 차 산골 농부로 소박한 삶을 살며 자연에 온전히 마음을 기울이는 전 아나운서 이계진(77)의 삶의 철학을 들어본다. 이계진, 아나운서가 농부로 삽니다! "조명이 꺼지고 박수가 끝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싶었어요. 자연 속에서 남의 손을 빌지 않으면서 소박하게 살고 싶다는 꿈도 있었고요." 90년대,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TV는 사랑을 싣고', '사랑의 리퀘스트', '체험 삶의 현장' 등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이계진(77) 전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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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2022.05.06 (금)
어머니의 숲을 그리다
위드 코로나 시대, ‘자연스러운 일상’이 어려워진 지금! 세대를 막론하고 어느 때보다 절박해진 고민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금 우리가 자연을 선택하는 건, 시대의 본능이다. 명품 다큐의 산실 KBS가 정규 편성한 『자연의 철학자들』은 보다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을 가진 자연이 삶이고, 삶이 자연인 이 땅의 숨은 철학자들을 만난다. 9회 ‘어머니의 숲을 그리다’ 편에서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 담아 60년 세월, 나무를 심으며 숲을 그려낸 김재기(83) 씨의 숲 철학을 들어본다. ◆ 자연과 사람이 조화로운 초암정원 “매일 아침 숲을 둘러보면 ‘참으로 헛된 게 없구나’ 생각해요. 매년 묘목을 100수씩, 60년, 그 정성이 허허벌판을 어느새 숲으로 만든 거죠” 270여 년째, 계속되는 고택의 찬란한 봄. 세월을 덧입은 종택은 지나온 시간의 무게만큼 낡고 깊어졌지만 종가의 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눈부시고 찬란해진다. 광산김씨 31대손 김재기(83)옹 께서 60여 년간 가꿔온 꽃과 나무들 덕분이다. 그 옛날 스물여덟에 삼 남매를 두고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의 사랑과 그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그리움은 비우고 또 비워내도 사계절 내내 꽃으로 열매로, 그리고 울창한 숲이 되어 다시 차오른다. 전라남도 보성군 초암마을, 사시사철 꽃이 만발하고 풍요로운 예당들판과 득량만의 푸른 바다, 신령스러운 팔영산 풍광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초암정원은 낳아주시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두 어머니에 대한 효심(孝心)이 빚은 종가의 보배이자 이 지역의 자랑이 됐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비, 바람, 햇빛과 어우러져 땅 위에 그려낸 작품, 약 3만 평에 이르는 편백과 대숲은 자연의 경이로움에 고개를 저절로 숙이게 만든다. 사람과 자연이 이처럼 조화로울 수 있을까. ◆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숲으로 그려내다 “화가들이 화선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이 나도 똑같아요. 나는 땅 위에 나무, 잔디, 꽃으로 그림 그리는 사람이에요.” “나를 길러주신 우리 어머니 밭농사 안 하시고 편하게 해드리려 나무를 심은 것이 오늘날 이렇게 숲이 되어버리니깐 내 마음은 엊그제 같은데 숲을 보면 세월이 빠르구나 ” 매일 아침, 고택을 나선 김재기 옹이 향하는 곳. 바로 어머니의 곁이다. 어머니와 조상들을 모신 가족 묘원으로 향하는 산책길. 묘지에서 안채까지, 버선발로도 그 길을 걸어오시라고 꽃잔디를 심은 아들의 효심은 여든이 넘었어도 변함이 없다. 200여 종의 나무를 품은 정원을 지나 다다른 야트막한 동산. 봉분을 없애고 평토묘(平土墓)로 조성한 가족 묘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김재기옹의 철학이 깃든 곳이다. 자식과 손자들, 초암정원을 찾는 손님들, 그리고 숲을 지나는 새조차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노래할 수 있는 종가의 선영. 죽은 자와 살아있는 자, 사람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 그 언덕에 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예당평야와 득량만 바다 덕분에 네것 내것 따지지 않는 자연의 풍요로움에 감사하게 된다. 스물여덟 꽃다운 나이에 두 아들을 두고 떠나신 어머니, 게다가 막냇누이는 병석의 어머니 빈 젖을 빨다 태어난 다음 해에 어머니보다도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이 언덕의 숲과 숲이 이뤄낸 풍경은 사랑과 감사다. “여기서 이렇게 누워있으면 어머니 무릎에서 재롱을 피우고 있는 기분에 이렇게 따스울 수가 없어요.” “ 노랑나비, 흰나비를 보면 여덟 살 그때의 설렘과 아픔이 교차 돼요. 몸은 이렇게 늙었지만, 동심은 그때 그 시절 마음이 살아있는 거 같아. 마음은 하나도 늙은 거 같지 않아.” ◆ 이심전심, 광산김씨 종부의 자연과 하나 되기 “남편이 땅 위에 나무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면, 저는 접시 위에 요리로 나무와 꽃을 그리는 화가예요“ 한결같은 나무처럼 김재기 씨의 곁에 있는 아내, 이영자 씨는 40년 내내 활짝 펴있는 꽃송이다. 남편이 가꿔온 공간을 작품이라 말하며 누구보다 ‘초암정원’을 사랑한다. 남편이 심어놓은 나무에 꽃이 피면 아내는 꽃향기를 즐겼다. 남편이 묘목과 삽을 들고 뒷산으로 오르면 아내는 물뿌리개를 들고 뒤따른다. 꽃과 벌, 나비처럼 티격태격 밀고 당기기를 즐기며 늘 함께했고, 정원에 핀 꽃처럼 노부부의 사랑도 만개했다. 노부부의 하루가 저문 초암정원의 밤, 아내가 내온 다과상에는 꽃이 피어있다. 정원의 안주인이자 종갓집 종부인 이영자 씨는 갖가지 음식 재료로 나뭇잎과 꽃송이를 본떠 요리를 만들어낸다. 이심전심, 남편이 가꾼 정원의 꽃과 나무가 아내의 접시 위에 고스란히 담겼다. ◆ 60년 동안 가꾼 숲, 자연을 품다 “60여 년, 세월 전에 심었던 어린나무는 어느새 숲이 되고 꽃이 되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심은 나무들은 숲이 되었고, 숲은 어머니의 품처럼 너그러웠다. 새들의 공간이 되었고, 백발노인이 된 아들을 어루만져주었고, 가족의 놀이터가 되어주었다. 고택 정원을 개방하면서 찾아오는 방문객에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리를 내어주기도 한다. 초암정원의 꽃과 열매는 누구에게나 보고 맛보는 은혜를 베푼다. 5월이면 그 옛날 어린 시절 따먹던 앵두, 자두, 살구를 따 먹으며 잠시 추억 속을 거닐기도 한단다. 자연이 우리에게 한없이 베풀 듯, 어머니의 숲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풍요로움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의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자연의 시간은 변할 수 없지요. 부모님 사랑과 물려주신 선산 덕분에 나는 살다 간 흔적을 숲으로 남기게 됐어요. 하지만 나는 이 숲과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관리인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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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2022.04.29 (금)
네 숨만큼만 해라
위드 코로나 시대, ‘자연스러운 일상’이 어려워진 지금! 세대를 막론하고 어느 때보다 절박해진 고민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금 우리가 자연을 선택하는 건, 시대의 본능이다. 명품 다큐의 산실 KBS가 정규 편성한 『자연의 철학자들』은 보다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을 가진 자연이 삶이고, 삶이 자연인 이 땅의 숨은 철학자들을 만난다. 8회 ‘네 숨만큼만 해라’ (정규 첫 편)에서는 제주에서 3대째 물질을 하는 젊은 해녀 고려진 씨(37)가 출연해 물 공포증이 있었던 그녀가 해녀가 됐던 사연과 바닷속 인생을 통해 얻게 된 마음의 치유, 삶의 변화 등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질하다가도 멍하니 바닷 속을 들여다볼 때가 있어요. 작은 생명들이 열심히 살려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보여요. 그걸 볼 때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하거든요. 매일매일 다른 바다의 모습이 나를 일깨워주죠.” (고려진) 숨을 참아야 살 수 있는 여인들, 해녀다. 외할머니, 어머니를 이어 3대째 해녀 일을 하는 고려진 씨. 도시에 살면서 우울증으로 고통 받던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위로해 준 건 바다였다. 어린 시절 그렇게 물을 무서워하던 소녀는 바다에 대해서라면 무엇이든 알고 싶은 사람으로 바뀌었다. 자신을 치유해준 바다에서 숨비소리가 끊이질 않길 바라는 고려진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 바다가 허락한 만큼 “용왕님이 허락하셔야 가능한 게 물질이라고 하거든요. 오늘은 어제보다 3분의 1밖에 못 잡았어요. 그래도 바다가 이만큼이라도 허락하니까, 그저 감사할 뿐이죠.” 제주도 평대리 앞바다가 해녀들의 물질로 바쁘게 요동친다. 대부분 물질 경험 40년 이상 된 할머니 해녀들 사이에 유일한 젊은 해녀, 고려진 씨는 이제 물질 8년 차 애기 해녀다. 4월부터 제주 앞바다에는 ‘바다의 토끼’라 불리는 군소가 잡혀 올라온다. 그러나 물질은 어느 때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직 바다가 허락할 때만 가능하다. 잔잔한 바다에서 물질하다가도 날씨가 급변해 파도가 몰아치는 게 자연의 섭리다. ■ 자신을 일으켜 세운 자연 “삶을 놔버리고 살던 날 지금의 ‘나’로 만들어 준 게 바다예요. 저한테는 정말 고맙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전 엄마가 둘이에요. 저를 낳아주신 혈육의 엄마와 나를 품어주고 치유해준 바다라는 엄마요.” 불과 8년 전만 해도 도시에 살며 심한 우울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던 고려진 씨.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엄마가 딸을 바다로 이끌었다. 어릴 적 트라우마로 물 공포증까지 있던 려진 씨에게 물질은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두렵게만 여겼던 바다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어느 순간 물속의 작은 생명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들이 친구가 되고 위안이 되었다. 바다를 좀 더 알고 싶고 자연과 친해지고 싶었던 그녀는 물질을 시작하면서 스킨스쿠버를 배우고 여유가 있을 때마다 바닷속을 탐험하러 다닌다. ■ 해녀는 제주의 오래된 미래 “우리 딸들이 학교에서 엄마가 해녀라고 자랑한대요. 정말 고맙죠. 엄마의 시대에는 부끄러운 직업이라 여겼다면 지금은 자랑스러운 직업으로 인식이 바뀐 거니까요. 저는 해녀를 숨이 끊길 때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고려진 씨는 자신을 치유해준 바다에서 숨비소리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갓 물질을 시작한 후배 해녀들을 만나면 그래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다. 려진 씨 덕분에 해녀 삶이 윤택해졌다는 후배 유정 씨도 선배를 따라 조금씩 바다에서 교감하는 시간이 늘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과거 고생스러운 직업으로만 알려졌던 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될 만큼 인식이 바뀌었다. 려진 씨가 옛날 해녀복인 ‘물소중이’를 입고 홍보 촬영에 기꺼이 모델이 되어주는 것도 해녀라는 직업을 좀 더 알리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 오늘도 바다로 출근한다 “저희 엄마가 항상 얘기해요. 선한 욕심을 가지고 물질하라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더 욕심내지 말고... 그 얘기를 가슴에 품고 살아요. 지금도 앞으로도 저는 딱 제 숨만큼만 할 거예요.” 고려진 씨에게 바다는 일터이자 쉼터, 그리고 위안의 장소다. 그 바다가 지금 앓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늘 자연의 시간과 흐름에 맞춰 살아온 해녀들은 바다 속 생명들이 번식하는 시기에는 금채기를 가지고 물질을 않는다. 자연과 공존하며 살겠다는 해녀들의 철학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숨만큼만 바다에서 얻겠다는 려진 씨. 오늘도 그녀는 바다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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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2022.01.14 (금)
오늘도 별일 없이 산다
코로나19 시대, 당신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나요? 도시를 벗어나 맑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사유하며 느린 호흡으로 살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여기,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인 이들이 있다. 꽃과 나무, 해와 바람, 하늘과 대지의 언어를 이해하고 무수한 생명과 소통하면서 비로소 생의 이치와 삶의 철학을 가꿔나가는 사람들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은 '자연의 철학자들'이다. 제 7회 ‘오늘도 별일 없이 산다’ 편에서는 판화가이자 농부인 이철수(68)의 흙을 일구고, 목판에 새기는 일상의 미학! 어느덧, 37년 차 농사꾼이 된 이철수의 단순한 삶으로부터 나를 회복하는 나날들을 들여다본다. “자연의 변화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일하며 사는 것, 말로만 들어도 기운차고, 아름다워 보이잖아요. 우리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축복이죠. 뭐 철학이 별거 있겠습니까, 땅이 그렇게 사람을 차별하지 않아요.” “아침 안개가 있는 들판으로 나서면, 아침의 햇살처럼 막 쏟아져 들어오는 것들이 있어요. 눈만 뜨면 하늘 보이고, 땅 보이고, 땅에 뿌리 박고 사는 생명들이 보이고 ‘식물적 감수성’이란 말이 가능할 거 아니겠어요?” 이 시골에서 만나게 되는 자연은 어떻게 계산해봐도 ‘남는 장사’ 아닌가요?“ 이철수(68)는 흙을 일구는 농사꾼이자, 글과 그림을 나무에 새기는 판화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목판화가인 그는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 꾸준히 작품을 전시하며 예술가로 40여 년을 살아왔다. 이와 동시에 도시를 떠나 충북 제천으로 귀농한 지 37년째. 부지런한 농부 이철수는 드넓은 논밭에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산다. 1,000여 평의 논에 우렁이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800여 평의 밭에 40여 가지의 작물을 키워낸다. 섬세한 손길로 목판을 깎고 판화를 찍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흙을 만지고 농작물을 기른다. 농사를 통해 ‘마음공부’를 한다는 이철수. 매일 땀 흘려 걷어 올린 자연의 지혜와 일상을 목판에 새긴다. 그렇게 별 일 없는 그의 하루는 오늘도, 어제처럼 흘러가고 있다. “내가 먹을 건 여기서 다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든하게 힘이 되더라고요. 그것만 해도 어디에요. 그게 사람을 많이 바꾸죠” 새벽안개 너머 밭으로 향하는 이철수는 매일 ‘청벌레 잡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초록 잎 위에 숨바꼭질하듯 붙어있는 청벌레와 그 작은 생명체로부터 농작물을 지키려는 것이 농부의 흔한 일상이다. 발걸음을 옮긴 이철수가 향한 곳은 다양한 채소로 가득한 비닐하우스! 이곳은 그에게 마트와 다름없다. 오늘 먹을 만큼 필요한 채소를 골라 바구니에 담아 집으로 간다. 갓 따온 채소로 만든 신선한 샐러드가 차려지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집 앞, 텃밭에서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아침상을 차릴 때의 기쁨! 이 소박한 풍요가 시골행을 결심한 계기가 되었고, 도시에서의 정신적 가난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농촌에 정착한 후 ‘자연’과 ‘농사’는 이철수를 변화시켰다.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풍족한 하루를 누릴 수 있음을 즐기고 감사하며 아침을 맞이한다. “씨앗 하나를 심으면 씨가 수백 개씩 생기는 작물도 있잖아요. 그런 것 보고 있으면 경이롭죠. 조건을 가리지 않는 거예요. 어디 살아도 생명은 싹을 틔우려고 최선을 다하는 거죠.” “농사지을 때, 그 일에 막 몰입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렇게 일하고 나면 묘한 기쁨이 있어요. ‘내가 참 잘 견뎠다.’, ‘사람으로 해야 할 최선을 다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10월의 가을 날! 그는 가을걷이로 특히 바쁘다. 아내와 둘이서 1,000여 평의 논농사를 지으려니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던 때에 벼농사를 도와줄 ‘우렁이 머슴’을 들였는데, 열심히 일해준 우렁이들 덕분에 올해 벼농사도 보람차다! 가을 추수가 끝난 뒤, 이철수는 집에서 직접 쌀을 정미하여 주변 사람들과 복지 시설 등에 나누어 준다. 이철수의 나눔은 우리에게 한없이 베푸는 자연과도 닮았다. 이철수의 가을걷이는 농사를 통해 배운 그의 자연 철학이 배여있다. “자연은 저절로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는 것은 아니에요. 만날 준비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 유기농 농사꾼에게 은행잎과 은행 열매도 가을의 축복이 된다. 노랗게 물들어 땅에 떨어진 은행잎과 열매를 수레에 쓸어 담는다. 가득 모은 은행잎과 열매로 직접 추출물을 만들어 ‘천연 살충제’로 쓴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허투루 쓰지 않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유기농 농사꾼 이철수. 자연의 유기적인 순환을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인다 “들일 마치고 고개 들어보니 해 있는데 달이 뜬다. 일월곤륜이 가난한 집 병풍이구나. 좋은 시절이다.” 해가 뜨면 밭에 나갔던 이철수가 저녁 어스름이 짙어지면, 그제야 조각칼을 손에 쥐는 단순한 일상의 나날. 농사꾼에서 다시 ‘판화가 이철수’가 되는 매일 밤. 다가오는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목판을 사각사각 갈고 그림을 그려낸다. 그는 밭을 가는 일과 칼로 나무를 새기는 일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고된 손노동을 수반하는 판화예술을 40년 째 꾸준히 작업해 올 수 있었다. 농사를 지으며 목판 위에 담담하게 그려낸 일상의 미학! 농촌에서의 평온과 삶의 통찰이 새겨진 그의 판화작품은 오랜 세월 대중을 웃음 짓게 하고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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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2022.01.07 (금)
구름처럼 바람처럼
제6회 '구름처럼 바람처럼' 편에서는 전기도, 통신도 두절된 강원도 첩첩산중 오지에서 바람, 구름, 해와 청산(靑山)... 자연을 벗 삼아 삶의 답을 찾아가는 수행자, 지산스님의 철학을 들어본다. "청산(靑山), 저 산은 낙락장송도, 구부러지고 못생긴 나무도, 잡초도 가리지 않고 오만 생명을 다 받아들여." "자연을 벗 삼아 산새 소리 들으면서, 자기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나만의 공간. 여기 뒷산의 운탄고도(運炭高道)를 다니다가 여기 딱 서니까, '아, 여기가 내가 살 곳이다.' 싶은 생각이 딱 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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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2021.12.31 (금)
아버지의 숲
코로나19 시대, 당신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나요? 도시를 벗어나 맑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사유하며 느린 호흡으로 살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여기,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인 이들이 있다. 꽃과 나무, 해와 바람, 하늘과 대지의 언어를 이해하고 무수한 생명과 소통하면서 비로소 생의 이치와 삶의 철학을 가꿔나가는 사람들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은 자연의 철학자들이다. 제5회 ‘아버지의 숲’ 편에서는 작고한 아버지가 남긴 은행나무 숲을 무대로 가족의 유산을 잇고 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는 자연 예술가 윤용신(52)·이세일 부부(51)의 자연철학을 담았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나무는 자기를 위해 심는 게 아니라 후손을 위해 심는 거라 하셨어요. (아버지께서 심어둔) 한 알의 씨앗들이 모여 이제는 숲이 됐어요. 어쩔 땐 부질없어 보이는 시간이 아름답게 축적되어 이렇게 진실을 드러내요.”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목신마을, 숲속의 돌집에서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가꿔가고 있는 윤용신·이세일 부부의 집... 전통방식으로 지은 한국적인 건축 토대와 프로방스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온화한 색채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집을 직접 지은 부부의 손때가 묻어있는 이들만의 포근한 안식처다. 오밀조밀한 마당을 지나 은행나무 숲의 진입로로 향하면 곧장 보이는 낭만적인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상처받은 나를 품어준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숲 우연일까, 운명일까. 고향의 숲속으로 돌아와 자기만의 집을 짓고 살기를 원했던 여인은 그 집을 시공해 준 우직한 목수와 사랑에 빠졌다. 각각 와일드 플로리스트와 목수로 활동했던 윤용신 씨와 이세일 씨. 이들은 각박한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자연의 여유를 그리워하며 고향인 해남으로 돌아온 공통점이 있다. 동향의 예술가이면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작업을 하고 싶었던 두 사람은 마침 같은 결의 꿈을 그리고 있었다. 집짓기를 통해 서로의 상처와 꿈을 이해한 두 사람은 자연스레 부부의 연까지 맺게 되었다. 집이 완공될 무렵 돌집 마당에서 전통식 혼례를 올렸고, 한 명을 위한 아담한 돌집은 예술가 부부의 신혼집이 되었다. 여기에 인생의 중반에 찾아온 행복을 축하하듯, 적지 않은 나이에 소중한 딸 도원 양까지 얻게 되면서 기쁨은 배로 늘었다. 용신 씨가 ‘목신의 숲’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길을 잃었던 고향의 자녀들에게 다시 삶의 방향을 안겨주는 부모와도 같은 자연이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를 심었는지 내내 궁금했어요.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아버지가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지를...” 한때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해 20년의 도시 생활을 접고 쓸쓸하게 고향으로 돌아왔던 용신 씨. 귀향 직후 아버지가 가꾸어놓은 은행나무 숲에서 치유의 시간을 보내면서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과 인생의 지향점을 찾게 되었다. 용신 씨는 숲에서 보낸 시간 덕에 다시 인생의 경로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유달리 나무를 좋아하셨던 용신 씨의 아버지는 다른 이웃들이 고구마나 배추 농사를 지을 때 집 뒤의 야트막한 야산을 일구어 그곳에 무려 2000톨이 넘는 은행나무 씨앗을 심었고, 훗날 거대한 은행나무 숲을 이루기를 꿈꾸었다. 물론, 당신이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함은 아니었다. 무려 30년 가까이 자라야 씨를 맺을 수 있는 수종인 은행나무는 ‘손자 대에 이르러서야 종자를 얻을 수 있는 나무’ 라고 해서 공손수(公孫樹)로 불리기도 한다. 늦게 첫 열매를 맺는 만큼, 1000년의 세월이 지나도 씨앗을 떨어내고 생산을 이어가는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는 수종이 바로 은행나무다. 아버지가 고른 수종에는 그런 의미가 있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후, 씨앗을 심었던 농부 아버지의 혜안은 노랗게 물든 숲이 되어 막내딸 용신 씨를 반겨주었다. 그제야 용신 씨는 자연이 가까웠던 가장 행복했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언제나 말없이 자신을 기다려주었던 고향의 자연에서 삶의 해답을 찾은 것이다. “자연이 준 작은 열매들에서 무한한 위로를 받았어요. 목재를 구하기 위해 나무를 베는 일은 하지않아요. 숲을 해치지 않고, 버려진 나무로만 작업하죠. ”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게 되면서 이들에게 생긴 또 다른 변화도 있다. 그녀는 이제 꽃 작업을 할 때도 생태친화적인 방법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해남 지역에서 자라는 다양한 열매와 야생화를 모아 조화롭게 표현한 용신 씨의 야생화 리스(화환)는 비싼 수입 재료를 사용한 것보다 훨씬 생동감 있고 아름답다. 한때 불교미술에 빠져 나뭇조각을 하던 목수였던 세일 씨 역시 친환경 목공작업을 업으로 한다. 어릴 적 고향의 풍경이 그리워 해남으로 돌아왔던 세일 씨. 그의 눈에 가장 처음 들어온 것이 버려진 나무와 잘려나간 목재들이었다. 개발을 위해 잘리고, 버려지는 나무가 안타까워 하나씩 깎아 낸 목재들이 숟가락과 의자, 커피 그라인더가 되었다. 덕분에 버려지고 썩어가던 재료는 잔정 많은 목공의 손에서 섬세한 공예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부부에게는 각각 ‘와일드 플로리스트’와 ‘그린우드워커’라는 거창하지만 반듯한 이름이 붙었다. 자연이 내어주는 만큼의 재료로 작품활동을 지속하고 숲과 공생하고자 하는 부부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숲은 내 영감의 원천이에요. 내 아이도 숲에서 숨쉬고 숲에서 자랄 거예요.” 이제 숲은 부부가 함께 소통하는 기쁨의 공간이면서 자라나는 어린 딸의 놀이터인 동시에 끊임없이 생동하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 그래서 용신 씨와 세일 씨에게 자연은 곧 생활이고 삶이다. 오늘도 부부는 아버지가 남겨주신 위대한 유산, 숲을 거닐며 해남의 자연을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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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2021.12.24 (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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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2021.12.17 (금)
새처럼 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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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2021.12.10 (금)
부부의 뜰
제2회 '부부의 뜰' 편에서는 맑은 산 아래, 맑은 계곡 옆에서 삶의 화양연화를 맞이한 어느 은퇴 부부의 자연 철학을 담았다. "자연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어.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 오묘하지." "꽃들은 서로 서로 어울려. 사람도 그렇게 어우러져 살아가면 좋겠어." "젊을 때보다도 지금이 좋더라고. 해야 할 것도 없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니까. 좋아 지금이. 늙는 걸 겁내지 마." 조성민(82), 권오점(73) 부부는 13년 전 은퇴를 하고 미련 없이 도시생활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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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2021.12.03 (금)
너는 꽃이다
코로나19 시대, 당신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나요? 도시를 벗어나 맑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사유하며 느린 호흡으로 살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여기,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인 이들이 있다. 꽃과 나무, 해와 바람, 하늘과 대지의 언어를 이해하고 무수한 생명과 소통하면서 비로소 생의 이치와 삶의 철학을 가꿔나가는 사람들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은 자연의 철학자들이다. 제1회 ‘너는 꽃이다’ 편은 3대 가족이 가꾼 동화 같은 풍경의 ‘순수 정원’을 찾아간다. 온 가족의 땀과 웃음으로 만들어낸 ‘힐링 가든’ 대를 이은 꽃사랑, 꽃으로 닮아가는 3代의 이야기 충청남도 아산시. 매일 꽃밭으로 출근해서, 꽃향기와 아름다운 씨름을 하는 내외가 있다. 갖가지 야생화와 나무가 가득한 정원에서 진정한 행복과 여유를 찾았다는 이현숙&이창식 부부. 이웃 마을에서 자란 두 사람은 젊은 시절 각각 서로의 순수하고 성실한 매력에 빠져 결혼했다. 과수원집 딸이었던 현숙 씨의 집 마당에는 사시사철 꽃이 피어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유난히도 꽃을 좋아하셨고, 현숙 씨에게 꽃은 늘 공기 같은 것이었다. 아이들을 키운 후에 꿈에 그리던 꽃집을 차렸고, 이후 30년을 꽃을 만지며 살았다. 내내 꽃을 보고 자랐던 현숙 씨의 세 딸도 남들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사표를 내고 결국 꽃으로 진로를 바꿨다. 둘째 딸은 영국 유학 후 플로리스트가 되었고, 셋째딸은 식물 인테리어 전문가가 되었다. 전직 중학교 교장이었던 남편 이창식 씨도 아내처럼 꽃이 좋아지기 시작해, 조경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되었고, 퇴임 이후에는 아내 현숙 씨의 평생소원이던 꽃밭 만들기 프로젝트에 열정을 쏟았다. 그렇게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의 비밀 정원은 탄생했다. 땅부터 고르고, 목공 배워 유리 온실 준공까지…. 온 가족이 모여 손수 만든 낙원 현숙 씨의 꽃밭이 특별한 까닭은 설계부터 조경까지 모두 가족이 계획하고 직접 만든 공간이기 때문이다. 남편인 창식 씨가 설계했고, 현숙 씨와 세 딸이 꽃을 가꿨다. 정원 속 동화 같은 풍경을 완성하는 유리 온실도 목공을 배운 사위와 나머지 가족들이 직접 매달려 완성한 작품이다. 여기에 네 살, 다섯 살배기 손주들까지 고사리손으로 흙을 다지고 벽돌을 만질 정도로 온 가족이 정원 만들기에 몰두한 지 3년, 지금의 꽃밭이 만들어졌다. 해가 지날수록 풍성해지는 꽃밭에 가족은 주말마다 모여들어 꽃을 가꾸고 도시에서의 피로를 푼다. 피고 지는 꽃들과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이들이 얻어가는 건, 생명의 위로다. 그래서 우리는 꽃밭으로 온다 코로나19로 인적 교류와 휴식이 더욱 어려워진 요즘, 계절마다 다른 빛깔을 자아내며 우리에게 경이로운 감동을 전하는 정원의 존재는 더욱 소중하고 고맙다. 부부의 세 딸은 이 정원이 있어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씻어내고, 아이들은 풀과 흙을 만지며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기에 무척 행복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마치 아이를 양육하듯, 다양한 씨앗을 심고 그 씨앗이 어떤 나무로 자라날지 그 과정을 기대하고 응원하며 최선을 다해 돌보는 것은 자연 그 자체의 자세와도 닮아있었다. 다음 계절에는 어떤 꽃을 틔워낼지, 내일의 식물이 보여줄 성장에 아직도 소녀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현숙 씨. 세 딸과 어린 손주들까지 3대가 함께 풍경화를 그려가듯 식물과 교감하며 정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는 자연의 놀라운 에너지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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