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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후 ( 2016 )

조회수 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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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로맨틱한 결혼 45주년 파티 준비에 여념이 없던 케이트(샬롯 램플링)와 제프(톰 커트니) 부부에게 남편 첫사랑의 시신이 알프스에서 발견되었다는 편지가 도착한다. 그날 이후, 제프는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고 다락방에서 그녀의 사진을 찾아내며 온종일 과거를 추억한다. 첫사랑 소식에 흔들리는 남편을 보며 불안해지는 케이트. 하지만 제프는 오래전 첫사랑 이야기에 민감한 아내를 이해하기 어렵다. 45년을 함께 살았지만 서로가 낯설게 느껴지는 두 사람의 갈등은 점점 깊어지는데…

긴 시간에도 여전히 다른 당신과 나
45년의 사랑이란 어떤 시간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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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후
45 Years , 2015








결혼 45주년을 맞아 파티를 연 머서 부부. 모두에게 축복받아야 할 파티는 파티날짜 일주일 전, 갑작스럽게 날아든 편지 한 통으로 어그러진다. 바로 남편 제프의 첫사랑이 알프스 빙하 안에서 발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제프는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하고, 젊은 시절 추억을 간직해놓은 상자 안에서 첫사랑 그녀의 사진을 찾아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제프의 흔들리는 눈빛은 그가 마음을 잡기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남편의 변화에 그와 45년을 함께 살아온 케이트는 불안해진다.









케이트의 불안은 단순히 첫사랑에 대한 질투가 아니다. 45년 전 일이고, 무엇보다 이미 죽은 사람에게 질투를 느껴 무엇하겠는가. 무엇보다 제프의 곁에서 45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사람은 케이트 자신이다. 그런데도 그녀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케이트는 제프와 대화를 시도하며 그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흔들리는 그를 추궁하기보다 그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 시도는 언뜻 무척이나 어른답고 현명한 처신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이에, 서로를 이해하려고 시도한다는 그 사실 자체가, 사실 이 노부부의 사이에 금이 가고 있다는 증거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특별하다. 그 떨림과 긴장, 설레임과 행복은 쉽게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제프는 첫사랑 그녀가 빙하 속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한다. 계속해서 그녀를 생각하고 추억하며, 그녀의 흔적을 쫓는다. 관련된 책을 읽거나 자료를 찾아보는 등 제프는 점점 과감하게 행동한다.



여행사에서 스위스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모습에 케이트의 불안은 조금씩 커져간다. 케이트의 불안은 쓸데없는 고민이 아니었다. 머지않아 제프의 삶에서는 현실이 사라진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 노년이 되어서일까, 첫사랑의 기억이 너무나도 생생한 탓일까. 제프는 늦은 밤 혼자 그녀의 사진을 꺼내보며 추억에 잠기고, 케이트와의 잠자리에서 그녀를 떠올리는 등 점점 도가 지나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제프의 방황에 그를 이해하려고 애쓰던 케이트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결코 제프를 다그치거나, 뭔가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건 이 두 사람이 남달리 어른스럽거나 노년의 평화를 지키고 싶어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큰 소리를 내가며 싸우는 것보다 훨씬 슬프고 무서운 광경이다. 제프의 달라지는 모습에 그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던 케이트 또한 내면이 무너져간다.



극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롭다. 부부 사이의 갈등이라고 해서 자극적인 부분을 과장해서 드러내지 않는다. 표정, 눈빛, 간단한 대사만으로 인물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때문에 더욱 초조하고 긴장된다. 마지막에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겉으로만 지켜지는 이 아슬아슬한 평화가 언젠가 깨지지 않을까, 그런 불안에 남모르게 손에 땀을 쥐게 되는 작품이다.









45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을 함께하며 남편은 아내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그를 원망하거나 미워해 봤자 소용없다는 사실 역시. 때문에 그들은 서로에게 포기하는 것이 많아졌다. 어쩌면 그래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걸지도 모른다. 4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가 어쩌면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극중 케이트는 괜찮다는 말을 주로 한다. 제프가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거나 일을 그르쳐도, 심지어 다른 여자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겨도 그녀는 늘 괜찮다. 하지만 그녀의 온화한 외면에 비해 내면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케이트가 제프를 아느 만큼, 제프 또한 케이트의 내면을 알고 있는지, 그것이 무척 궁금하다.



극중 두 사람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그 사실이 주인공들의 감정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부부사이에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45년 후> 스토리상 그 사실은 주인공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커다란 난관으로 작용한다. 케이트의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가 거기에 있지만 과연 제프가 그 사실을 이해했을까? 제프의 진심을 깨달은 케이트가 그 순간 느낀 감정이 질투가 아니라, 실망이었다면 납득할까?









주연배우의 섬세한 눈빛과 동작, 조근조근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45년의 결혼생활 끝에 갑자기 나타난 사건은 조용했던 일상을 뿌리부터 뒤흔들어놓는다. 조용한 상황에 손바닥에 땀이 배어나고, 이상하게도 긴장하게 되는 건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일상의 평화는 그것을 잃기 전까지는 모른다. 갈등이 생겨나고 마음이 요동칠 때에야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어쩌면 내가 막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괴로워지기도 한다.



두 사람의 갈등은 그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됐다. 그 편지가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몰랐다. 그러나 제프의 마음은 흔들리고, 케이트의 마음은 무너졌다. 45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있는 건 거짓된 미소와 쓸쓸한 진심이었다. 그 사실이 안타깝고 한없이 슬프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작품이지만 그 내면은 결코 평화롭지 않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드라마, 멜로,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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