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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 ( 2016 )

조회수 41,855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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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점

    • 파일조
      9.1
    • 네이버
      8.0
  • 전문가 평점

    • 오락성
      6.0
    • 작품성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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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리뷰

전문가 간략평

Good 좋아요!

  •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예쁜 천우희’를 보고 싶다면.
  • 청순한 한효주의 매혹적인 악녀 변신.

Bad 음~글쎄요

  • 치정극이 아닌, 두 배우의 에너지가 치열하게 맞붙는 비극을 기대했다면.

시놉시스


1943년 비운의 시대
미치도록 부르고 싶던 노래, 그 노래가 내 것이어야 했다마지막 남은 경성 제일의 기생 학교 ‘대성권번’

빼어난 미모와 탁월한 창법으로 최고의 예인으로 불리는 소율(한효주)과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연희(천우희)는
선생 산월(장영남)의 총애와 동기들의 부러움을 받는 둘도 없는 친구.

당대 최고의 작곡가인 윤우(유연석)는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를 작곡하려 하고
윤우의 노래를 부르고 싶은 소율은 예인이 아닌 가수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윤우는 우연히 듣게 된 연희의 목소리에 점차 빠져들고
소율과 연희는 노래 ‘조선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엇갈린 선택을 하게 되는데…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 해어화(解語花)
* 출연진의 다른영화 : 보러가기

예고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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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
解語花 , LOVE, LIES , 2015








일제시대 한반도의 음악 분위기에 대해서 장정일의 책 <악서총람>에는 이런 정보가 있다.


[…]
당시에 나온 음반을 크게 네 가지 장르로 나누면 트로트, 신민요, 만요漫謠(코믹송), 재즈송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트로트가 선보이자마자 대중의 감수성을 일거에 점령하고 전통 음악을 고사시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기존의 전통 음악에 신감각의 대중성을 가미한 신민요가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아리랑>이 나온 이때 나온 신민요로, 1928 12월에 나온 한 잡지는 다음과 쓰고 있다. “요사이는 <아리랑 타령>이 어찌나 유행되는지, 밥 짓는 어멈도 아리랑, 공부하는 남녀 학생도 아리랑, 젖내 나는 어린아이도 아리랑을 부른다. 심지어 어떤 여학교에서는 창가 시험을 보는데, 학생이 집에서 혼자 <아리랑 타령>하던 게 버릇이 되어 다른 창가를 한다는 것이 <아리랑 타령>을 하여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고
[…]
-장정일 <악서총람> P.103









이러한 당시의 분위기를 얼핏 읽으며 이 영화 <해어화>를 들어간다면 어느 정도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해어화>의 시대는 일제강점기가 거의 끝나기 전인 1940년대 초반이다.



일제강점기 말, 예인을 길러내는 기생 학교 대성권번이 두 친구 소율(한효주)와 연희(천우희)는 어릴적부터 자라온 막역한 사이이다. 둘 모두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목소리와 실력, 그리고 빼어난 미모로 성인인 되어 선생 산월(장영남)에게 인정을 받고 권번의 제일 실력자들이 된다.









정가계열로 가는 소율과 대중가요 계열로 간 연희는 분야는 달라져도 결국 소리와 노래라는 분야에서 뛰어남을 인정받는다. 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온 작곡가 윤우(유연석)는 소율에 마음이 있었지만 목소리를 들은 후 그에게 마음을 돌리게 된다. 윤우는 시대적 배경으로 민족의 정서를 감안한 노래를 만들어 원래는 소율에게 부르게 하려 한 것도 연희에게 돌리며 결국 소율을 떠나 연희와 작업을 하여 레코드를 완성한다.



사랑도 잃고 노래도 잃고 친구도 잃은 소율, 삶의 의미와 인생을 송두리째 잃은 현실에서 소율은 잃은 것들을 다시 되찾으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다. 처연하면서도 욕망과 복수심이 공존하는 소율의 선택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지만 그 뿐, 이 영화 <해어화>는 전형적인 두 여인의 대립과 갈등 구조 속에서 반드시 겪게 될 여자의 선택을 보여준다. 겪는다고 표현했지만 갈 수 밖에 없는 길에서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도 볼 수 있다. 여자의 복수는 중도협상이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어느 하나가 철저하게 파괴되어야 끝이 나는 경우가 많다.



여자가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서 내던지게 되는 무기는 종종 바로 자기 자신이 되고 얻는 것은 사랑과 남자와 그로서 얻게 되는 복수 자체일 뿐이다. 한효주와 천우희가 표현한 그 복수의 엉킨 실타래는 정반합을 이룬다. 아무 불편한 감정없이 서로를 이해하며 자라온 사이, 가는 길은 달랐지만 결국 한 우물 안에서 음악을 했던 실력은 윤우라는 남자에 의하여 엉켜지고 묶여지는 형국이 다소 거칠어졌을 뿐이다.








말을 알아듣는다는 꽃, 해어화의 의미를 살려본다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 듣는다는 표현으로 한정지어지는 태생적 한계에서 기생이라는 직업적 굴레도 이 거칠어진 관계망을 더욱 슬프게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연희와 윤우가 만든 레코드를 판매금지시키기 위하여 소율이 선택한 방법도 결국은 남자에게 기댈 수 밖에 없어던 구조인데, 그 남자가 가진 권한과 권력은 소율의 복수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삽입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월달에 3주간에 걸쳐 주말마다 <12>을 통해 즐거운 한효주를 TV에서 본 것은 <해어화>의 소율이 서늘한 얼굴로 자신의 운명을 통찰하는 90년대의 모습과 상반되는 경험을 하게 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40년대였던 탓에 그 시대의 의상과 거리와 말투와 풍경이 갑자기 훌쩍 90년대의 할머니가 된 소율로 바뀌었을 때 역사의 그늘 아래에서 보여준 두 시대의 이질감이 한꺼번에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12>에서 제주도에 간 한효주는 깜짝 몰카를 수행하고 멤버들과 게임도 하면서 자유로운 여배우의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율은 간데 없고 오직 여배우만 남은 자리에서 역시 배우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자신이 연희라고 소개하는 늙은 소율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3주간의 <12> 제주도 편은 <해어화>를 곱씹게 만드는 재밌는 시간이었다.









<한공주> <손님>에서 천우희의 이미지는 너무 강렬하고 무거워서 서글서글한 눈매의 이 여배우의 진정한 모습이 결국 <해어화>의 연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우와 작업을 하면서 노래를 완성하는 장면들은 친구의 연인이 점차 자기 자신에게 기울고 있음을 감지하지도 못하고 오직 음악에만 집중하는 것은 한공주나 <손님>의 미숙처럼 말을 제대로 못하면서 속으로 삭혀야 하는 내면의 울림을 밖으로 잘 표현하는 그 노래부르는 모습으로 떠올려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여진 이미지는 곧 개봉할 <곡성>에서도 이어질 것 같다. 예고편으로 보건대 천우희는 <곡성>에서도 <해어화>의 연희처럼 천진하면서 무언가 진실을 알고 있는 얼굴로 진지하게 나타날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위에 말한 장정일의 <악서총람>에서 나온 아래 대목은 소율이 연희가 되는 결말에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는 힌트를 준다.

[…]
희소 음반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여러 가지다. 나온 지가 오래 되어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씩 망실되어간 경우, 처음부터 적은 수량을 발매한 경우, 뒤늦게 그 음반에 대한 수요가 폭주해서 수집가의 표적이 된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음악사적 평가가 높아지는 경우, 그리고 군사 정권 시절에 판매 금지 처분을 받고 전량 수거되어 폐기된 경우. 등등.
[…]
-장정일 <악서총람> P.491








음악에 대한 열정과 예술성으로 본다면 이 영화에서 말하는 사랑의 엇갈린 비극은 너무 위치가 크고 방대하다. 어느 쪽으로 접근할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지만 음악이던, 연애사쪽이던 <해어화>는 시대를 관통하는 어느 지점에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대극이 보여주는 볼거리와 배우들의 노래를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영화이므로 즐길 준비를 하고 보는 것을 권한다.

 







한효주 팬
유연석 팬
시대극을 좋아하는 분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비틀린 시대, 1940년대의 경성만큼 창작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기도 드물다. 폐쇄돼 있던 조선사회에 중국, 일본, 심지어 서구의 문화까지 쏟아져 들어오며 조선은 일대 변혁기를 맞는다. 레이스 달린 한복이나 조선의 소리에 서구의 음색이 더해진 각종 유행가는 당대의 산물이다. 이처럼 사회와 문화가 변하는 동안 사람들의 정신은 더욱 많이 변해서 신 계층이 등장하기도 했다. 모던걸, 즉 신여성이 그들이다. 유행에 민감한 여성 유학생이나 기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꽃 폈던 것이다. <해어화>는 비틀린 시대에 격동하는 문화를 한껏 껴안았던 기생학교, 대성권번의 기생 ‘소율’과 ‘연희’의 비극을 그린다. 영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란 제목답게 무척이나 아름답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한복과 양장을 입고 등장하는 한효주와 천우희, 그리고 유연석의 비주얼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한효주와 천우희가 직접 부른 노래들 역시 빼어나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마치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천재성을 갈망하는 두 여성의 갈등극일 수 있었던 <해어화>는 지나치게 사랑에 매몰된 나머지 치정극에 머무른다. 1940년대라는 시대상도, 비틀린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가수라는 꿈도 사랑이라는 주제에 파묻혀 빛을 잃고 말았다. 덕분에 영화 속 의상들이나 노래들 역시 영화를 장식하는 장신구 역할에 그친다. 극의 모든 설정들이 사랑에 함몰된 셈이다. <인어공주> <협녀, 칼의 기억>을 연출한 박흥식 감독의 작품이다.


2016년 4월 7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 ( wisdom@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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