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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드레서 ( 2011 )

조회수 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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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당신의 걱정, 근심까지 커트해 드립니다!



통일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남아 있는 베를린, 바람난 남편을 버리고 딸과 고향으로 돌아온 카티는 취업 센터에서 헤어드레서 일을 소개 받는다.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꿈에 부푼 카티, 그러나 행복도 잠시, 무조건 채용하겠다던 미용실 원장은 면접을 보러 온 카티에게 너무 뚱뚱해서 미용 산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퇴짜를 놓는다. 부당한 대우에 화가 난 카티는 자신만의 뷰티 살롱을 오픈하기로 결심하고 돈을 모을 방법을 궁리하는데….
과연 파란만장 그녀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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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드레서
Die Friseuse, The Hairdresser, 2010


 






영화 <파니핑크>에서 사랑에 목마른 노처녀 ‘파니’가 우울함을 벗고 희망으로 한 발짝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도리스 도리’ 감독은, <헤어드레서>에서 뚱뚱한 이혼녀에 백수라는 3중고를 겪고 있는 불굴의 아줌마 ‘카티’의 행복론을 들려준다.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감독으로 다양한 연령과 환경에 놓인 여성들의 삶을 비극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는 것에 탁월한 도리스 도리는 <헤어드레서>에서도 전매특허의 ‘웃픈(웃기면서 슬픈)’ 웃음들을 유발한다. 여느 영화들과는 달리 예쁜 주인공이 등장하거나 주인공에게 특별한 행운이 찾아오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그렇기에 관객들은 어느 새 카티에게 공감하며 그녀에게, 또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게 된다.




 




바람난 남편을 떠나 사춘기 딸과 함께 베를린으로 이주한 카티는 고용센터의 기나긴 줄을 기다린뒤에 백화점에 위치한 한 미용실의 미용사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백화점 미용실 원장은 카티가 살이 많아서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그녀를 받아주지 않는다.



이에 오기가 생긴 카티는 미용실 맞은편 폐업한 중국음식점 자리에 미용실을 차리겠다며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카티는 고용센터 밖에서 만난 또 다른 미용사 질케를 끌어들여 노인들을 대상으로 머리를 잘라주고 돈을 버는 등 몇 개의 불법적인 일을 벌이면서 ‘미용실 차리기 대작전’의 여정을 이어간다.








 

우리는 저마다 아름답다
카티의 몸을 보고 ‘아름답지 않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백화점 미용실 원장은, 현대 사회가 아름다움의 기준을 멋대로 정해놓고 그것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그렇지 않다고 규정해버리는 폭력적인 사회임을 드러낸다. 판에 박은 듯한 아름다움만이 인정받고 그 틀을 벗어나는 각자의 개성은 추함으로 치부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일을 멈추고 의기소침하게 된다. 카티와 같은 통통을 넘어 비만한 몸매라면 더더욱 그러기 쉽다.









카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비웃음과 우월감이 뒤섞인 시선들은 그녀의 고충을 짐작하게 하지만, 그녀는 쉽게 주눅들지 않는다. 아침이 되면 그녀는 어김없이 몸매가 드러나는 원색의 원피스를 입고 커다란 과일모양 귀걸이를 대롱대롱 매달고 머리에 화려한 브릿지를 넣는다.



아름다움의 사회적 기준에서 한참 반대편에 서있는 몸매를 갖고도 이렇게 당당한 그녀의 모습은, 남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그 편협한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워져도 괜찮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의 절대적 기준 따위는 없고, 중요한 것은 남의 평가가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에게 내리는 평가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 아름다울 수 있다.

 

 

 




끙끙이 VS 투덜이
매일 아침 줄에 의지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도, 혼자서는 드레스의 지퍼를 내릴 수도 없는 푸짐한 카티의 몸매는 또한,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그녀의 삶의 무게를 상징한다. 남편에게 배신당한 뒤 남편 대신 딸 율리아를 혼자 힘으로 키워내려 하지만 아빠와 함께 살 때 보다 못한 형편이 마음에 차지 않는 딸은 그녀에게 냉담하다.



게다가 겨우 구할 수 있겠다 싶었던 직장조차 어이없게 놓쳐 버리는 등 도대체 뭐하나 술술 풀리는 일이 없다. 하지만 카티는 여전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를 어떻게 변신시킬까 궁리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자신의 미용실을 열겠다는 꿈을 접지 않는다.






 

 

이런 카티를 보고 질케는 전형적인 끙끙이라고 평한다. 세상에는 끙끙이와 투덜이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투덜이는 투덜대면서도 결국 일을 해내고야 말고, 끙끙이는 모두 참고 견디다 무너져 버린다는 것이다. 계약금 마련을 위해 카티가 벌이는 일들이 순탄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보면 카티가 이제는 투덜댈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녀는 끙끙이답게 끝까지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이냐’며 푸념을 늘어놓지 않는다.



끙끙이의 인생 철학
그녀가 이렇게 끙끙이로 살아가는 데에는 성격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투덜댄다고 해도 도와줄 사람 하나 없고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영화의 초반에 이야기하듯 모든걸 가지고도 불만족하면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투덜이가 되느니 때로 무너져 버릴것 같은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끙끙이로 살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긍정을 놓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서 만족과 행복을 발견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철학이다.









도리스 도리 감독은 그녀의 이런 생각에 동의를 보내면서 좋은 집, 좋은 차를 갖거나 꿈을 이뤄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생은 어려움의 연속이겠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내면 언젠가는 삶이 한줄기 희망을 보여주기도 하고, 소소한 만족감에 미소 짓게 되는 순간들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반복되는 좌절과 고통의 와중에도 인생은 만족스러울 수 있고 우리는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카티처럼 내가 잃은 것들보다 가진 것들에 집중하고 최악의 순간도 언젠가 출구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말이다. 영화는 관객들을 남이 정한 아름다움과 행복의 기준에서 자유로워지도록 고무시키고, 버거웠던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낸 우리들에게 “오늘도 수고 많았어”라며 격려를 전한다.









늘씬하고 예쁜 캐릭터가 아닌 개성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적 기준에 반기를 들고 싶은 사람
오늘 하루도 힘겨웠던 사람
글: 소로우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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