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The Fault Is Not Yours.,2019

자신이 원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마치 누군가에 의해 내쳐진 것처럼 버려지듯 세상에 태어난다. 부모도, 태어나 자라는 환경도, 외모도, 능력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 운이 좋은 몇 퍼센트의 아이만이 태어날 때부터 행복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그것도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마치 신해철의 노래가사처럼 철학적으로 들려오는 민재(김재철)의 나래이션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계속해서 아이들의 불안과 절망을 보여주고 그들을 도우려는 교사 민재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다만 그것이 좋은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길을 안내할 뿐이지, 그들의 인생을 전부 책임져야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교사는 결코 신이 아니다.

교사 입장에서 학생들은 은근히 귀찮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나 하나만 생각하며 살아도 부족한 시간을 무수히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들을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민재가 준영(윤찬영)의 손을 놓아버린 순간을 무조건 그의 잘못으로 탓하기 힘든 이유도 거기에 있다. 준영이 기댈 곳이 민재밖에 없다 할지라도, 민재가 신경써야할 것은 준영만이 아니기에 말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것을 어른들의 잘못이라 말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은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없다는 뜻이다.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거리를 떠돌거나 학교를 기웃거린다. 아이들을 안아주지 못하는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다.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사람만 있어도 아이들은 삶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살아만 준다면, 살다보면 아이들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서 인생을 배울 것이다.

준영의 이야기는 다시 지근(윤찬영)의 이야기로 넘어가며 또 다른 청춘의 고민을 보여준다. 다만 1인 2역을 맡은 윤찬영 때문인지, 아니면 모는 아이들이 유사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듯하다. 물론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겠으나, 적어도 그들은 방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에서 유사성을 드러낸다. 방법을 알지 못해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방황하는 청춘들!

용주(손상연)와 현정(김진영), 그리고 수연(김민주)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살아가는 불안한 청춘들이다. 특히 용주는 술에 쩔어 사는 실패한 어른의 모습을 매일같이 마주하며 살아가는 소년이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가장 불행한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주 또한 따돌림을 당하며 살아가다 강간을 당할 위기에까지 처하고 만다. 그럼에도 용주와는 다른 선택을 하며 미래를 이어나간다. 현재의 고통을 끝내는 가장 쉬운 방법을 그녀는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영화 바람을 통해 이미 청춘의 단면을 재미있게 그려냈던 이성한 감독은 이 영화에선 어른들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나래이션을 활용한 교훈적인 연설은 이 영화의 스토리와 잘 어우러지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 영화는 교사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잘 어울리는 영화라 생각되기에 영화를 통해 재미를 얻고자 했던 이들에겐 아쉬움이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가슴에 무언가를 남겼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된다.

이제야 알 것 같다.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 아이들이 누구인지를.. 이 아이에게 시간을 더 쏟아야 한다. 이 아이가 더 소중해서가 아니다. 이 아이가 더 위태롭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경험한다. 어른들은 그 실패를 용납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어린 시절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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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 몸을 담고 있거나 교사를 꿈꾸는 모든 이들.
아이즈원 김민주 팬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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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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